☞한국경제신문 11월29일자 A5면

이산화탄소(CO₂) 등 온실가스 의무 감축을 골자로 한 교토의정서가 올해 초 발효돼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기후변화협약 제11차 당사국 총회가 28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12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제1차 교토의정서 당사국 회의를 겸하고 있는 이번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은 선진국(부속서Ⅰ국가·38개국)의 온실가스 감축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개도국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기술 지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2012년 끝나는 제1차 온실가스 감축 공약 기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방안 및 의무 부과 일정에 대한 논의도 시작된다.

☞한국경제신문 12월2일자 A5면 사고

한국경제신문사는 세종대 한국가스공사와 공동으로 '수소는 기후변화 협약의 대안인가'를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대체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에너지의 개발 현황과 전망 등이 중점 논의되며,세계적으로 가장 앞서가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수소경제 프로젝트도 자세히 소개됩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최근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제11차 당사국 총회는 교토의정서 이후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모임이었다.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선진국 및 동구권의 40개 국가와 지역만을 대상으로 감축 목표를 정해 놓고 있다.

이들 의무당사국(부속서Ⅰ국가군)은 1차 공약기간인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에서 평균 5.2% 감축해야 한다.

만약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추가 감축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교토의정서에 가입한 156개국 가운데 의무당사국이 아닌 나라는 감축 의무가 없다.

우리나라도 2002년 11월 교토의정서에 가입했지만 의무당사국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아도 됐다.

가입국이면서도 아직 비준을 하지 않은 미국 호주 잠비아 크로아티아 모나코 등 5개국도 감축 의무가 물론 없다.

특히 미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면서도 비준을 거부하고 있어 환경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 어느 나라가 얼마만큼의 감축 의무를 질지 협상하는 당사국 총회가 이번에 열리게 된 것이다.

2차 공약기간(2013~2017년)의 온실가스 감축 분담 협상이 개시된 셈이다.

◆기후변화협약은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 기준

기존의 국제관습법은 온실가스 방출로 인한 기후 변화를 예방하거나 국제적 방출 기준을 채택하도록 강제할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2년 리우 지구정상회의는 대기오염을 규제·감독하기 위한 국제기준인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모두 26개 조항으로 돼 있으며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기후에 위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안정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한마디로 생태계가 기후 변화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고,식량생산이 위협받지 않으며,지속 가능한 개발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시간적 범위 내에서 달성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협약은 또 선진국과 개도국이 기후 변화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지는 동시에 각국이 개별적인 능력에 따라 기후 보존 의무를 부담하는 차별적 책임론을 비롯 국가적 특수성,피해 예방,개발권,자유무역 등 5가지를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사국들에 정보 제공,온실가스 배출 제한,선진국들의 재정 및 기술지원 등을 의무사항으로 요구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 위해 교토의정서 채택

기후변화협약은 각종 생태계를 비롯 해수면 상승,산림 황폐화,에너지,폐기물 처리,자원 개발에 관한 주권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사안들을 부분적 접근 방법으로 다루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더욱이 국가 간 이해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온실가스 배출을 기후협약을 통해 강력하게 규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가들은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화석연료의 사용 기간 감축 일정을 구체화하고,감축 의무를 규정하는 데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탄소세 부과나 에너지 효율 기준 설정에도 반발했다.

이에 따라 협약 참가국들은 97년 교토에서 열린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 국가 간 약속 사항과 온실가스 배출의 구체적 감축 의무와 일정을 포함하는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채택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 1위인 미국과 3위인 러시아의 비준 거부로 '비준국에 온실가스 배출량의 55% 이상을 점유하는 국가들이 포함돼야 한다'는 발효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어왔다.

마침내 러시아가 2004년 11월 비준함으로써 올 2월 의정서가 정식으로 발효됐다.

◆에너지정책 전환 등 대책 마련 서둘러야

교토의정서 채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비상이 걸렸다.

온실가스 감축 의무당사국들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각국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지난 90년 수준에 비해 8%에서 최고 10%까지 줄여야 한다.

유럽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국가에 배출 쿼터를 부여한 후 이를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배출권 거래제도(Emission Trading)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의무 부담 국가에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선진국들로부터 감축 의무 부담국에 참여하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 규모가 세계 9위를 차지하는 등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로 돼 있어 의무 부담국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감축 의무를 부담하게 돼 온실가스 배출량을 95년 수준으로 동결해야 할 경우 최대 62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철강·자동차·석유화학 등 기존의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고부가가치 친환경 산업구조로 바꾸고 온실가스 저감기술 개발에 보다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 용어 풀이 >

△국제환경협약=우루과이 라운드(UR) 이후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등장한 그린 라운드(환경과 무역에 관한 다자간 협상)를 통해 체결된 것으로 180여개에 이르고 있다.

한국이 가입한 환경협약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바젤협약,몬트리올 의정서,기후변화협약,생물다양성 보존협약,런던협약 등이 있다.

△기후변화협약=1992년 6월 리우회의에서 채택된 것으로 우리나라는 93년 12월 가입했다.

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배출 의무 감축,배출권 거래제도,공동이행제도,청정개발체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온실가스(Greenhouse Gases)=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기체로 온실효과 기체라고도 한다.

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프레온(염화불화탄소),수소불화탄소,과불화탄소,육불화황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