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많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방과 후 자습을 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고교에서 일률적으로 시행하던 것을 담임 선생님들의 재량에 맡기고 있으나,아직 많은 고교생들이 밤늦게까지 귀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의 탈선을 방지하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취지가 있지만,야간자율학습이 시간 때우기 식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많다.

밤 10시나 11시가 될 때까지 무조건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지만 학생들이 반드시 공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장려하기 보다는 책상에 오래 앉아있기만을 요구한다.

75% 이상의 학급에서 밤 10~11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의무실시하고 있는 포천동남고등학교 2학년 최수정양은 "(학교가)공부하는 시간을 관리할 뿐 집중 정도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는 데다 공부하지 않는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말을 걸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을 지나치게 오랜 시간 학교에 있게 해 가족 화목에 나쁘다는 지적도 있다.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은 하루 세 끼 중 두 끼 이상을 학교급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사는 김모군은 "충북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동생이 고등학생이 된 뒤로 얼굴을 보기 힘들어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생들에게 자율보다는 타율을 가르치는 것은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힌다.

시키기 때문에 하는 공부,하지 않으면 선생님께 혼나는 공부에만 익숙해져 있는 학생들을 길러내기 때문에 대학에 보내면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충북대학교 의대 김모 교수는 "타율에 의해 만들어진 학생과 자발적으로 커온 학생들은 가르쳐보면 금방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며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문화 정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창현 생글기자(민족사관고 2년) ckdgusdl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