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기업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사람이다.우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느냐,아니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한 사람의 천재가 보통 사람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만큼 기업들은 우수 인력 유치에 사활을 건다.

기업들이 우수 인력을 붙잡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에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입선택권)이란 것이 있다.많은 기업들이 스톡옵션을 도입하고 있지만,한쪽에서는 그 부작용을 거론하며 스톡옵션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오늘은 스톡옵션에 대해 알아보자.

◆스톡옵션은 기업이익 공유를 통한 동기부여 수단

스톡옵션이란 일정 기간 뒤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자기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령 A사가 최고경영자(CEO)인 김모 사장에게 3년 뒤(행사시기)부터 주당 1만원(행사가격)에 자사 주식 5만주를 살 수 있는 권리,즉 스톡옵션을 부여했다고 치자.

3년 뒤 A사의 주가가 올라 2만원이 됐다고 가정하면 김 사장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게 유리하다. 5억원(행사가격 1만원×5만주)을 내고 5만주를 취득한 뒤 해당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10억원(주가 2만원×5만주)에 되팔아 5억원의 시세차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3년 뒤 A사 주가가 1만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김 사장은 스톡옵션을 포기하면 그만이다. 이처럼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오르면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면서도 주가가 떨어질 때는 손해가 없다는 게 스톡옵션의 특징이다.

스톡옵션은 주식을 통한 동기부여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회사가 잘 돼 주가가 오르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선 당장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규모가 작고 위험이 큰 벤처기업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증시가 호황일 때 스톡옵션도 붐

스톡옵션이 인기를 끄는 때는 대부분 주가가 오를 때다. 주가가 올라야 스톡옵션 평가차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올 들어 지난 11월 말까지 유가증권상장기업과 코스닥상장기업의 스톡옵션 부여 건수를 조사한 결과 24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187건)보다 28.3% 늘어난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최근 사외이사 등 임직원 33명에게 33만4100주,대우증권이 손복조 사장 등 21명에게 4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을 비롯해 유가증권시장에선 국민은행 외환은행 효성기계 대한전선 등이,코스닥시장에선 NHN 안철수연구소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임직원에 대한 동기 부여 수단으로 스톡옵션을 활용했다.

상장기업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 건수도 지난해 54건에서 올 들어선 11월 말까지 91건으로 68.5%나 늘었다. 유례 없는 증시 호황으로 스톡옵션 평가차익이 늘어난 결과다.

◆스톡옵션에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스톡옵션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점도 있다. 스톡옵션을 받은 경영진이 임기 중에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눈 앞의 경영 성과에 집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을 경영하다보면 2~3년간 손해를 보더라도 10~2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스톡옵션을 받은 경영진이 당장의 손해를 무릅쓰고 장기투자를 하기란 쉽지 않다.

스톡옵션이 회계 부정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지난 2002년 엔론 월드컴 등 미국 대기업에서 발생한 분식회계가 좋은 예다. 당시 스톡옵션을 받은 경영진은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분식회계로 이익을 부풀리다 적발됐다.

경영 성과와 무관하게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회사에 특별한 기여를 한 것이 아닌데도 강세장 출현으로 주가가 높아진 경우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는 조직 내 위화감을 야기하고 일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의식,최근 들어 스톡옵션 부여 요건을 '이사회 결의'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도 철저한 성과연동제를 도입하는 등 부작용 줄이기에 나서는 추세다.

주용석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