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서울대 논술 예시문] 인문계 지망 학생도 수리형 풀어야

[ 어떻게 달라지나 ]


서울대의 2008학년도 논술고사(정시모집)에서 인문계 학생은 수리형 논술을 포함한 여러 개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동안 인문계 논술에선 철학 관련 문제 1개만 출제돼 왔다.


올해까지 구술면접고사를 치렀던 자연계의 경우는 수학 물리 화학 등을 응용해 통합교과형으로 낸 논술고사를 봐야 한다.


◆수리논술 문항 대거 출제


서울대는 현재 고1학년생부터 적용되는 2008학년도 논술고사(정시모집)의 예시문항을 발표했다.


예시문항은 인문계와 자연계 4개씩 총 8개다.


문항별로는 단수 또는 복수의 제시문과 함께 세부 논제가 1∼3개씩 출제됐다.


서울대의 2008학년도 논술고사 예시문항은 기존의 논술고사와 상당히 다르다.


인문계 학생은 그동안 논술고사에서 '∼을 논하라'는 식의 지문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쓰는 문제 1~2개를 풀어왔으나 이날 예시문항에선 수리논술을 포함한 3∼4개 문항이 출제됐다.


또 이혼율,지식재산권 등 시사적인 문제도 많이 제시됐다.


자연계 학생은 그동안 수학 물리 화학 등 세부과목 문제로 구술면접고사를 치러왔으나 앞으로는 각 교과가 복잡하게 얽힌 통합교과형 문제 3∼4개를 논술고사에서 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시문항에는 교육부가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에서 금지한 영어 지문이나 수학·과학적 풀이과정을 필요로 하는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대가 이런 문제유형을 제시함에 따라 다른 대학에서도 2008학년도 통합교과형 논술을 이런 식으로 출제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대학들이 서울대 논술에 대해 "교육부의 지침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변별력을 갖췄다"고 일제히 논평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통합교과적으로 생각해야


인문계는 인문과학 문학 등의 비중이 높았던 과거에 비해 사회분야 관련 문제 비중이 높아진 게 특징이다.


2번 문항은 수리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로 풀이 과정과 답안을 제시한 뒤 원리와 개념이 만들어지고 적용되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했다.


3번은 주어진 통계나 조건 등의 자료를 해석,응용해 논제를 해결하는 문제였다.


강신창 중앙교육 논술팀장은 "핵심 주제에 대한 심도있는 학습이 필요하며 이혼율 증가,지식재산권 등과 같이 시사 문제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연계에선 지식의 암기가 아닌 수리적,과학적 사고력을 묻는 문항이 제시됐다.


1∼2번 문항은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찾아 원리를 확인하고 이를 일반화하는 추론 능력을 측정하는 등 수학적 개념의 이해도를 알아보고자 하는 문제였다.


3∼4번 문항은 자연현상을 과학적 원리에 근거해 해석하고 유추하는 논증 과정을 통해 자연현상과 주변사물 등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측정하는 내용이었다.


◆논술 가이드라인은 지켜진 듯


서울대가 제시한 예시문항은 일단 본고사형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김인봉 잠실여고 교사(국어)는 "이런 문제마저 논술이 아니라고 한다면 논술문제는 낼 수 없다"면서 "조금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 정도 문제 수준이라면 학교에서도 가르칠 수 있다는 선생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도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상당히 부합하도록 애쓴 흔적이 보인다"며 "수준 높은 문제가 있지만 서울대 문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일부에서 본고사형이란 지적이 나온 자연계 수학 과학 관련 문제와 관련, "공식을 주고 풀이 과정과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서술형 문제를 통해 종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라며 일축했다.


송형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


-------------------------------------------------------------------


[ 준비 어떻게 해야하나 ]


서울대가 발표한 2008학년도 논술 예시문항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렵다.


하지만 충분히 대비하면 풀 수 있다"로 요약된다.


일단 통합교과형 문제에 적응하는 게 필수.


거기에 시사적인 이슈 파악,결과보다는 과정을 음미하는 공부 습관 등이 추가로 요구된다.


사회과학 분야의 논술 문제는 교과 과정에 보다 충실한 주제가 출제되는 추세가 엿보이므로 교과서의 흐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과 과정에서 중시되는 핵심 주제에 대한 심도있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혼율 증가,지식재산권(카피라이트,카피레프트) 등과 같이 사회적인 이슈가 교과 과정과 연계되어 출제되고 있으므로 시사 문제에 대한 정리도 필수다.


생글생글에서 제시하는 이슈 정도는 충분히 소화해 둬야 한다.


수리논술의 경우 과정 중심으로 공부해야 풀 수 있다.


평상시 수학 문항을 풀 때 왜 이렇게 풀었는지를 음미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공식을 무작정 외워서는 안되며 공식이 왜 이렇게 나오게 되었는지 유도되는 과정을 꼭 알아둬야 한다.


과학 논술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과학과목의 주요 개념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별개의 과목으로 나누어 구분짓지 말고 가능한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고교 전과정의 교과서가 논술 준비의 가장 기본적인 교재이며 논술 주제는 국어나 작문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 과목에서 도출될 수 있다"며 "책을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하는 과정을 주도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논술을 준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