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미디어 회사는 미국의 타임워너다.
지난해 구글이 31억8922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데 비해 타임워너는 이보다 10배 이상 많은 420억달러를 벌었다.
하지만 시장은 구글의 몸값(시가총액)을 타임워너보다 259억달러(26조원)나 더 쳐준다.
'다윗' 구글이 타임워너 같은 골리앗을 누르고 미디어 제왕주로 대접받는 비결은 뭘까.
근본적인 이유는 이 회사가 세계 네티즌들의 신뢰와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은 이 회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기반이다.
이들은 회사가 새로 시작하는 서비스가 뭘까를 기대하면서 기다린다.
구글을 야후와 비교해 보면 이 회사의 대중적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양대 인터넷 포털이지만 구글 마니아는 있어도 야후 마니아는 없다.
미국에서 고유 명사 '구글(google)'은 보통 명사 '검색하다(search)'를 대체한 지 오래다.
많은 미국인들이 '검색해 봐'라고 말할 때 "Why don't you google it"이라고 말한다.
◆네티즌의 신뢰-한우물 파기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는 야후와 구글의 본사가 불과 8km 간격을 두고 나란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과 야후의 태생은 놀라울 만큼 닮았다.
둘 다 스탠퍼드대학 이과 대학원을 다니던 학생들이 연구 과제의 일환으로 개발한 검색 엔진을 상품화해 대학 벤처기업 형식으로 출범했다.
야후는 대만 유학생 제리 양이 1994년 설립했고 구글은 3년 후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창업했다.
하지만 후발 주자였던 구글 검색엔진의 인기는 금세 야후를 추월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검색 엔진 기능이 훨씬 강력했기 때문이다.
이는 야후가 사업을 계속 확장하면서 자원을 분산시킨 반면 구글은 초기 몇 년간 검색엔진 기능 업그레이드에 집중한 결과였다.
야후는 지난 3년 동안도 '온라인 종합 미디어 회사'를 표방하며 잉크토미(검색엔진) 핫잡스(리쿠르팅) 오버추어(키워드 광고) 다이얼패드(인터넷 전화) 플리커(온라인 사진등록) 중국 알리바바(전자상거래)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잡동사니식 확장을 해 왔다.
반면 구글은 인재 확보에 주력했다.
구글은 올 상반기에만 230명의 실리콘밸리 IT 인재들을 진공 청소기처럼 빨아들였다.
◆투자자들의 기대-광고 수익
구글의 주가는 이 회사가 2004년 1월 기업 공개 작업을 시작하겠다며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주간사로 채용했을 때부터 화제였다.
뜨거운 투자 열기에 힘입어 구글 주가는 지난해 8월 상장된 이후 16개월 만에 거의 4배가 됐다.
하지만 이 회사가 계속 돈을 잘 못 벌 것으로 전망된다면 주가가 계속 올라갈 리 없다.
현재 구글의 수익성은 야후보다 못하다.
올 상반기 구글은 매출 26억달러를 벌어 순익 7억달러를 남겼고 야후는 매출은 24억달러로 다소 적었지만 이 중 9억달러를 순익으로 남겼다.
하지만 구글의 개선 속도는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순익이 2003년 1억달러에서 지난해 4억달러로 늘었고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7억달러를 남겼다.
구글은 검색 포털이라는 본업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광고 매출원을 끊임없이 개척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다른 포털처럼 단순히 배너 광고를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검색어를 치면 그 검색어와 관련 있으며 광고료를 낸 회사 사이트를 따로 보여주는 '스폰서드 링크'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는 IT 전문 잡지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체 광고 지면을 대량 구입해 광고를 중개하는 온라인-오프라인 통합 광고 대행사로 부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구글이 올해 중개할 광고는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6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은 이미 미국에 있는 어떤 신문 잡지 방송사보다 큰 광고회사로 부상했다.
내년 광고 중개 규모는 95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정지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