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회복세가 더딘 것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아직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최근 경제사정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긴 하지만 대기업이나 일부 고소득층의 얘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각 기관들이 작성하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정부측 주장이다.

우선 CSI는 보통 연초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하다 연말로 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통계청의 CSI는 이런 움직임을 보여왔다.

또 CSI는 경제 관련 이슈에 대한 언론의 보도량과 논조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실제 경제 상황이 좋아도 언론이 좋지 않다고 보도하면 CSI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언론 보도에서 '불황(recession)''해고(layoff)' 등의 용어가 자주 등장하면 소비심리가 악화된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 밖에 소비자심리지수는 당시의 경기 상황뿐 아니라 경기가 좋아지는 속도에 영향을 받는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설령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하더라도 그 속도가 매우 완만하면 소비자들은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심리 지수는 안 좋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월 100만원을 받는 근로자의 월급이 월 1만원씩 1년간 12만원이 증가할 때와 연말에 가서 단번에 12만원이 증가할 경우 그 사람이 받는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