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중 최단 기간(상장 1년 2개월)에 시가총액 1000억달러 돌파' '주가도 상장 이후 약 5배 급등''전 세계 검색 점유율 57% 차지'….세계 최대 인터넷업체로 우뚝 선 구글의 성적표다. '상장 이후 분기당 순이익 평균 22% 상승' 등 구글의 가히 놀라운 기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지난달 말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내 언론에도 구글 기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더해져 '구글 천하'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CNN머니는 이런 구글을 '저거넛(juggernaut·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존재)'이라고 표현했다.
눈앞에 보이는 장애물은 모조리 박살내 버리는 무시무시한 존재라는 얘기다.
구글은 이제 미국,아마도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가장 뜨는 IT 기업이다.
이 회사의 일거수 일투족이 미국 IT업계 전체를 떨게 만든다.
왜 그럴까.
구글의 주가는 지난 14일 398달러까지 치솟았다.
400달러 돌파는 이제 기정 사실이 됐다.
시가 총액은 1143억달러로 야후의 두 배에 달한다.
델과 휴렛팩커드(HP) 시스코시스템즈를 가볍게 제쳤다.
남은 적수는 IBM과 인텔 MS가 전부다.
구글은 3분기 중 매출이 1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배,순이익은 3억8120만달러로 7배 증가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깜짝 놀랄 일이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컴스코어네트웍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구글의 전 세계 검색시장 점유율은 57%로 전년 동기의 47%보다 1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야후의 점유율은 21%로 6%포인트 낮아졌고 MS의 MSN은 1%포인트 하락한 11%로 집계됐다.
◆거침없는 사업 확장
구글의 성장은 검색 엔진이란 한우물을 집요하게 판 결과다.
하지만 구글은 이제 이 전략을 버린 것 같다.
검색 포털에 머물지 않고 무선 인터넷,모바일 단말기,인터넷 브라우저,소프트웨어,전자상거래 등 정보기술(IT) 전방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세계 IT 벤처들은 이제 구글에 인수되든가,갈 때까지 가 보든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라는 의미심장한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구글은 먼저 다른 업체의 메신저와도 연결되고 음성 대화를 통해 인터넷 전화 기능까지 하는 '구글 토크'란 메신저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MSN과 야후 AOL 등 메신저 시장의 강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진 것.온라인 도서관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출판사와 저자들의 저작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지만 최근 특정 주제의 책들을 스캔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모바일 분야에도 눈독
구글은 모바일 사업에도 뛰어들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무선인터넷 벤처기업인 피바와 제휴,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인터넷 창을 열면 구글이 먼저 뜨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무선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기지국 장비인 와이파이(Wi-Fi) 액세스 포인트를 설치하는 사업을 펼쳐 구글 고객 확대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시에 무료 와이파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전직 구글 관계자의 말을 인용,"구글이 인터넷 접속과 데이터 검색을 훨씬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구글 전용 휴대폰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또 인기 있는 일부 인터넷 서비스들을 무선 기기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일부 휴대폰 단말기를 통해 자사 위성지도 서비스인 '구글 맵스(Google Maps)'를 무선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 이베이의 페이팔 서비스와 같은 온라인 지불결제 사업의 시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과 5월엔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인 안드로이드와 다지볼을 각각 인수,휴대폰 운영체제(OS) 및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 태세다.
역시 7월에는 전력선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런트 커뮤니케이션즈 지분을 매입,인터넷 서비스 시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인재와 자금도 흡수
구글은 신규 사업의 경쟁력을 하루빨리 확보하기 위해 IT업계 고급 인력의 수혈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분기에만 실리콘밸리의 고급 인력 800명을 스카우트,전 세계 구글 직원은 5000명으로 불어났다.
워낙 왕성하게 스카우트하다 보니 MS와 법정 분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돈도 블랙홀 같은 구글로 빨려들어 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 자금의 25%가량이 구글로 몰려들고 있다.
이는 구글의 '원대한 야망'을 실현시킬 '군자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9월 41억8000만달러의 유상 증자를 통해 야후 MS 등과의 전쟁에 쓸 실탄을 무기고에 가득 채워 두었다.
장규호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