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010년까지 5년간 연구·개발(R&D) 분야에 47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제품을 현재 21개에서 50개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년 6000명씩 3만명의 연구인력을 추가로 채용키로 했다.

47조원의 R&D 투자 규모는 지난 10년간의 삼성 R&D 투자비(35조원)를 능가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이 같은 투자계획이 제대로 집행될 경우 앞으로 5년 내에 연간 경상이익은 30조원,브랜드 가치는 700억달러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삼성측은 전망했다.

삼성이 집중 육성할 분야는 △대용량 메모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디지털 TV △차세대 프린터 △시스템 LSI △차세대 대용량 스토리지 △에어컨트롤 시스템 △에너지 △광원 △고부가 선박 △정밀광학기기 △전자재료 등 전자 기계 화학 3개 부문 13개 사업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와 광원을 2010년 이후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 사업으로 정했다.

삼성이 이처럼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로 한 까닭은 미래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차세대 주력 사업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인텔 노키아 등 주요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기술총괄 부회장은 "이들 제품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세계 정상급의 기술을 미리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 기초기술 개발과 산·학 협력 R&D에 5년간 4조원,협력업체 경쟁력 강화에 1조2000억원 등 모두 5조2000억원을 투입해 협력업체의 동반 성장과 산업 기반기술 육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의 투자 확대는 단기적으로 보나 장기적으로 보나 국민경제에 매우 유익한 일이다.

삼성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의 매출이 늘어나고 이공계 고급 직장도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더 발전해서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커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삼성공화국론'이 아니라 '삼성제국론'이 제기되는 것은 아닐는지….다른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확대 균형을 추구해야 하는데,삼성의 성장을 가로막는 하향 평준화를 하는 쪽으로 정책이 흐르지 않을까 걱정되는군.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