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난 10월29일 한국교육학회 세미나.
강상진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平準化 지역 학생이 비평준화 지역 학생보다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한국교육개발원 委託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26개 고교,8588명의 2003학년도 연합학력고사 성적을 분석한 결과,평준화 지역이 △언어(120점 만점) 4.27점 △수리(80점 만점) 인문계 10.28점,자연계 7.91점 △외국어(80점 만점) 4.37점이 더 높았다는 것.교육부는 즉각 평준화가 전체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끌어올렸다며 평준화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2.지난 10월6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세미나.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팀은 비평준화 지역 학생의 成績이 평준화 지역보다 높다는 연구를 내놨다.
전국 100개 고교를 대상으로 수능 점수를 비교한 결과,비평준화 학교의 점수가 평준화 지역의 100% 무작위 配定 학교보다 5.65점 높았으며 같은 평준화지역 내에서도 선지원으로 100% 배정하는 학교가 100% 무작위 배정하는 학교에 비해 5.55점 높았다는 것.
#3.지난해 초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태종 교수팀은 72개 중소도시에 사는 고교 1학년 1560명과 고교 2학년 1464명의 200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을 분석,비평준화정책이 평준화 정책에 비해 학생 성적을 標準偏差 0.3만큼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표준편차 0.3은 평준화 고교 상위 10%와 상위 20% 간의 성적 차이만큼이다.
"고교 평준화 정책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올렸을까,내렸을까."
올해로 시행 30년째를 맞은 고교 평준화 정책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평준화가 학력성취도를 높였다는 연세대 강 교수의 연구가 나오면서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평준화 폐지론자들이 입을 다물기는커녕 오히려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論爭이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
첫 번째는 연구자와 연구목적,연구방법에 따라서 상반된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부가 학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며 수능 성적을 비롯 전국 학생들의 학력평가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데 원인이 있다.
원자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다 보니 연구 결과가 정확하지 않거나 歪曲되기 일쑤인 것.예컨대 전체 데이터가 아닌 서울 강남의 평준화지역 고교와 읍·면 지역의 비평준화지역 고교의 성적만을 비교하면 왜곡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연구에서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학력이 높다는 결과를 낸다면 이는 이들 지역 학교 교육의 질이 높아서라기보다는 대도시 住民들의 소득이 더 높고 교육 수준이 더 높은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연세대 강 교수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김기석 교수도 "(교육부가) 자료를 다 내놓지 않기 때문에 연구에 한계가 있다"며 "전체 학교별 학력을 알아야 정확한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준화 찬성론자는 전체 학생들의 평균 성적을,폐지론자들은 상위권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잣대로 평준화의 효용 여부를 판단하는 등 관점 차이가 큰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실제 연세대 강 교수는 대도시와 농촌지역의 학력 격차를 감안하지 않고 표본을 무작위로 抽出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했을 뿐 상위권 학생만 따로 분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KDI 김 교수는 서울 등 대도시의 평준화 지역과 중소도시나 읍·면 지역의 비평준화 지역을 제외한 중소도시 지역 학생 성적만을 비교했다.
폐지론자들은 평준화로 전체 학생의 성적은 올랐을지 몰라도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상위권 학생의 성적은 깎아먹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논쟁을 종식시키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고 그 자료를 공개하면 '고교 평준화가 학업성취도를 올렸는지,내렸는지' 명확히 드러나게 된다.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가진 몇 개 연도의 수능 성적만 공개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국 학생의 성적을 공개하는 것은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쓸데없는 競爭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육부가 학생 3%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평가마저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평준화 논쟁으로 우리 사회가 몇 십년째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육부는 이를 공개해야 한다.
적어도 연구자들에게는 관련 자료를 완전 公開,교육제도에 대한 실증 분석이 엄밀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평준화가 어떤 효과를 낳았는지,평준화를 유지해야 할지,아니면 補完하거나 폐지해야 할지 알 수 있고 논쟁도 사라질 것이다.
전국 단위의 학업성취도가 나오면 성적이 떨어지는 지역이나 학교에 투자를 집중해 교육 복지를 높여줄 수 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real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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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읽기
ㆍ平準化 (평준화)
ㆍ委託 (위탁)
ㆍ成績 (성적)
ㆍ配定 (배정)
ㆍ標準偏差 (표준편차)
ㆍ論爭 (논쟁)
ㆍ歪曲 (왜곡)
ㆍ住民 (주민)
ㆍ抽出 (추출)
ㆍ競爭 (경쟁)
ㆍ公開 (공개)
ㆍ補完 (보완)
강상진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平準化 지역 학생이 비평준화 지역 학생보다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한국교육개발원 委託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26개 고교,8588명의 2003학년도 연합학력고사 성적을 분석한 결과,평준화 지역이 △언어(120점 만점) 4.27점 △수리(80점 만점) 인문계 10.28점,자연계 7.91점 △외국어(80점 만점) 4.37점이 더 높았다는 것.교육부는 즉각 평준화가 전체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끌어올렸다며 평준화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2.지난 10월6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세미나.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팀은 비평준화 지역 학생의 成績이 평준화 지역보다 높다는 연구를 내놨다.
전국 100개 고교를 대상으로 수능 점수를 비교한 결과,비평준화 학교의 점수가 평준화 지역의 100% 무작위 配定 학교보다 5.65점 높았으며 같은 평준화지역 내에서도 선지원으로 100% 배정하는 학교가 100% 무작위 배정하는 학교에 비해 5.55점 높았다는 것.
#3.지난해 초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태종 교수팀은 72개 중소도시에 사는 고교 1학년 1560명과 고교 2학년 1464명의 200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을 분석,비평준화정책이 평준화 정책에 비해 학생 성적을 標準偏差 0.3만큼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표준편차 0.3은 평준화 고교 상위 10%와 상위 20% 간의 성적 차이만큼이다.
"고교 평준화 정책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올렸을까,내렸을까."
올해로 시행 30년째를 맞은 고교 평준화 정책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평준화가 학력성취도를 높였다는 연세대 강 교수의 연구가 나오면서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평준화 폐지론자들이 입을 다물기는커녕 오히려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論爭이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
첫 번째는 연구자와 연구목적,연구방법에 따라서 상반된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부가 학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며 수능 성적을 비롯 전국 학생들의 학력평가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데 원인이 있다.
원자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다 보니 연구 결과가 정확하지 않거나 歪曲되기 일쑤인 것.예컨대 전체 데이터가 아닌 서울 강남의 평준화지역 고교와 읍·면 지역의 비평준화지역 고교의 성적만을 비교하면 왜곡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연구에서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학력이 높다는 결과를 낸다면 이는 이들 지역 학교 교육의 질이 높아서라기보다는 대도시 住民들의 소득이 더 높고 교육 수준이 더 높은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연세대 강 교수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김기석 교수도 "(교육부가) 자료를 다 내놓지 않기 때문에 연구에 한계가 있다"며 "전체 학교별 학력을 알아야 정확한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준화 찬성론자는 전체 학생들의 평균 성적을,폐지론자들은 상위권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잣대로 평준화의 효용 여부를 판단하는 등 관점 차이가 큰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실제 연세대 강 교수는 대도시와 농촌지역의 학력 격차를 감안하지 않고 표본을 무작위로 抽出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했을 뿐 상위권 학생만 따로 분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KDI 김 교수는 서울 등 대도시의 평준화 지역과 중소도시나 읍·면 지역의 비평준화 지역을 제외한 중소도시 지역 학생 성적만을 비교했다.
폐지론자들은 평준화로 전체 학생의 성적은 올랐을지 몰라도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상위권 학생의 성적은 깎아먹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논쟁을 종식시키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고 그 자료를 공개하면 '고교 평준화가 학업성취도를 올렸는지,내렸는지' 명확히 드러나게 된다.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가진 몇 개 연도의 수능 성적만 공개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국 학생의 성적을 공개하는 것은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쓸데없는 競爭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육부가 학생 3%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평가마저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평준화 논쟁으로 우리 사회가 몇 십년째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육부는 이를 공개해야 한다.
적어도 연구자들에게는 관련 자료를 완전 公開,교육제도에 대한 실증 분석이 엄밀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평준화가 어떤 효과를 낳았는지,평준화를 유지해야 할지,아니면 補完하거나 폐지해야 할지 알 수 있고 논쟁도 사라질 것이다.
전국 단위의 학업성취도가 나오면 성적이 떨어지는 지역이나 학교에 투자를 집중해 교육 복지를 높여줄 수 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real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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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읽기
ㆍ平準化 (평준화)
ㆍ委託 (위탁)
ㆍ成績 (성적)
ㆍ配定 (배정)
ㆍ標準偏差 (표준편차)
ㆍ論爭 (논쟁)
ㆍ歪曲 (왜곡)
ㆍ住民 (주민)
ㆍ抽出 (추출)
ㆍ競爭 (경쟁)
ㆍ公開 (공개)
ㆍ補完 (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