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4%(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민의 실제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주요 수출 제품의 단가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최근 5년 만의 최저치인 0.2%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4%로 지난해 3분기(4.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도 2분기 1.2%에서 3분기에는 1.8%로 확대돼 경기 회복에 탄력이 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측면에서는 농림어업(2분기 4.6%→3분기 1.8%)과 건설업(1.7%→0.6%)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했지만 제조업(5.2%→7.0%)과 서비스업(2.5%→3.3%)의 성장세는 확대됐다.

지출 측면에서는 민간소비가 4.0% 증가하며 2002년 4분기(5.5% 증가) 이후 11분기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율도 1분기 26.9%에서 2분기 41.9%,3분기 46.2%로 높아졌다.

2분기 중 6.5%에 그쳤던 수출 증가율도 3분기에는 13.5%로 다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2003년 이후 엇박자를 내던 민간소비와 수출이 모처럼 고르게 호조를 보인 점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건설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점은 향후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실질 무역 손실액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약 33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손실 규모(약 24조원)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 9월 실업률이 3.6%로 1년 전보다 0.2% 높아졌는데도 국내총생산이 지난 3분기 중 늘어났다니….우리나라도 이제는 '고용 없는 성장'으로 가는 것일까.

전체 취업자의 8% 정도를 차지하는 건설 부문의 경기가 나빠지면 고용사정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는 경제성장은 분배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는데,정말 큰일이군.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