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국제사회에서 200억달러 이상을 원조받았다.

'한강의 기적'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국제원조였다.

이제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10년 전에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을 만큼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졌다.

한국은 지난 수십년간 국제 원조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 중 하나지만,잘 살게 된 지금에 와서는 남들을 돕는 데에 매우 인색하다.

2004년 우리나라의 공공개발원조(ODA)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0.06%에 불과했다.

OECD 회원국들이 평균 0.24%를 내놓는 데 비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와 소득 수준이 비슷한 포르투갈(0.22%),그리스(0.23%)와 비교해도 해외원조 비중은 크게 처진다.

또다른 문제는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최빈국들에 대한 지원이 전체 ODA의 6%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가치가 있는 아시아지역 국가들에만 지원을 집중적으로 하다 보니 생긴 문제다.

ODA에 인색하면 경제규모가 아무리 커져도 국제사회에서 진정한 선진국 대접을 받을 수가 없다.

정부는 '원조를 받았던 나라'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2009년까지 ODA를 GNI의 0.1%인 9억6000만달러로 증액한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이제 우리도 베풀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