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들이 설립한 지 1∼3년밖에 안 된 신설학과(학부)를 폐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유망 학과'라는 이름으로 소위 '뜨는' 전공을 만들었다가 학생들이 안 모이자 즉시 없애버리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최재성 의원(열린우리당)이 펴낸 정책자료집 '정원자율화 10년,현황과 문제점'에 따르면 학생 미충원 급증으로 지방대의 폐과·폐전공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불대의 경우 2003년 중국학과와 중국비즈니스학과,한국학과를 신설했다가 중국학과 한국학과는 2004년,중국비즈니스학과는 2005년에 없앴다.

명신대 애완동물자원학과,동신대 실버산업학과,광주여대 자율전공학부,전주대 자유전공학부 등도 개설 1년 만인 2005년 사라졌다.

4년제 대학에서도 2000년 이후 설립 1년 만에 과를 폐지한 곳이 14개,3년 안에 없어진 곳이 30여개에 달한다.

대불대 강철흥 교무팀장은 "중국 관련 특화를 위해 여러 학과를 만들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학생 충원율이 10∼20%에 그쳐 폐과할 수밖에 없었다"며 "교수는 중국어과 교수를 겸임발령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학생은 유사학과나 희망학과로 전과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대의 경우 학생 모집이 너무 힘들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 신설학과를 많이 만든다"고 덧붙였다.

지방대는 1996년부터 총정원 범위 내에서 학과 신·증설을 맘대로 할 수 있으며 수도권 대학 및 국립대(의료 및 사범계 제외)도 1999년부터 총정원 내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최재성 의원측은 "신설 후 얼마 안돼 없어진 학과에 소속된 학생은 소속감 상실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생들이 폐과 조치에 농성,수업 거부하는 등 격렬히 반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각 대학은 이색·유망 학과를 대거 선보였다.

Y대는 한식과 한방을 접목시킨 약선 조리학과를 신설했으며 S대는 바이오산업학과,화예장식과,차(茶)학과 등을 만들었다.

M대는 지능로봇공학과,H대는 컨벤션학과,S대는 귀금속·보석디자인학과와 제약공학과를 개설했다.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