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수도꼭지만 틀면 맑은 물이 콸콸 쏟아지는 나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까지 '물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에서 물은 이미 석유와 견줄 만한 주요자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물 가운데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은 2.5%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미 50여개 국가는 심각한 식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물을 수출하는 데 '스프랙 백'이라는 대형 주머니와 물통이 주로 이용되고 있으나 물이 풍부한 나라와 부족한 나라 사이에 송수관(送水管)을 만들어 대량으로 물을 거래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물이 풍부한 스코틀랜드는 파이프를 이어 영국에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터키는 유럽 중부지역 국가들과 물 수출 문제를 논의 중이다. 캐나다 시민단체 '캐나다 회의'의 마우드 발로는 "산유국이 카르텔을 형성,석유 자원을 무기화했듯이 머지않아 물이 풍부한 국가들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수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생수 판매액은 500억달러(약 52조원)에 달하고 해마다 10%씩 늘어나고 있다. 물이 상품화될수록 가난한 사람들은 물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안에 3500만명 이상의 서민들이 물 부족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시민단체도 있다. 물과 관련된 시민단체는 유엔에 물을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인간 기본권의 하나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