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는 영어 'Mergers & Acquisitions'의 약자(略字)다.
둘 이상의 기업이 하나로 통합돼 단일 기업이 되는 '합병(Merger)'과 한 기업이 자산이나 주식의 취득을 통해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획득하는 '인수(Acquisition)'를 합친 말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을 M&A한다는 것은 '인수'를 말한다.
M&A는 진행과정이 우호적으로 이뤄지는 M&A와 적대적인 M&A로 구분된다.
물건을 사고 파는 데도 목적과 흥정이,그리고 돈이 필요하듯 M&A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주영식(greenfield start-up)인가,김우중식(M&A)인가
기업들은 왜 M&A 전쟁을 벌일까.
기업은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 더 많은 사업을 키우기를 바란다.
방법이 다를 뿐이다.
재계에서 기업 성장사를 얘기할 때 두 가지 대별되는 기업가 유형을 꼽는다.
맨땅에 직접 공장을 세우고 투자하면서 기업을 일으켜(greenfield start-up) 차근차근 그룹의 규모를 키웠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스타일과 기업을 잇달아 M&A해 급속도로 덩치를 키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스타일이다.
어느 쪽이 바람직한 기업 성장모델인지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M&A의 장점은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취함으로써 처음부터 사업을 일으키는 것보다 손쉽게 사업을 빠른 속도로 키우거나 다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불고 있는 전 세계적인 M&A 열풍의 이유다.
M&A의 에너지원은 풍부한 실탄(자금)이다.
저금리 현상이 지속돼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고,기업 내에도 자금이 충분히 쌓여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다한 외부 차입으로 무리한 외형 확장을 지향하는 M&A는 부채 급증에 따른 기업의 존폐 위기를 부를 수 있는 부작용을 동반하기도 한다.
◆우호적 M&A가 증가하는 이유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됐다가 공적자금과 채권단의 지원 덕분에 회생한 뒤 새 주인을 찾고 있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쌍용건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반도체 대한통운 LG카드 등은 모두 우호적 M&A 대상이다.
채권단이나 정부가 이들 기업에 투입한 공적자금과 채권을 회수하려는 목적에서 자발적으로 M&A 매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은 공개적인 경쟁입찰 과정을 거쳐 가장 많은 인수자금을 써 낸 기업에 인수될 예정이다.
인수전에는 중견 기업에서부터 대기업,군인공제회와 같은 각종 기금까지 뛰어들고 있다.
대부분 내년께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최근 대한통운의 최대주주로 부상한 신생 STX그룹은 부도 후 법정관리를 거쳐 매물로 나온 대동조선(현 STX조선)과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각각 2001년과 2004년 인수해 그룹의 규모를 무서운 속도로 키워왔다.
STX조선이 배를 건조해 같은 그룹 내 해운회사인 STX팬오션에 공급하는 식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수직계열화 효과)를 내고 있다.
◆적대적 M&A는 악(惡)인가
반면 적대적 M&A는 주식시장에서 은밀하게 다른 기업의 주식을 매집해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기존 대주주의 경영권을 뺏으려는 것이기 때문에 치열한 전쟁을 벌이게 되고,성공률도 그리 높지는 않다.
1996년 당시 대농그룹에 속해있던 미도파가 적대적 M&A에 휘말린 것은 유명한 사례다.
당시 M&A를 시도한 세력은 외국인과 결집한 신동방이었다.
일본 닷컴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 사장의 경우 올해 초 일본 거대 민영방송인 후지TV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다가 한국계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후지TV의 백기사로 나서는 바람에 인수를 포기하고 말았다.
적대적 M&A는 공격하는 기업과 방어하는 기 업간 지분 경쟁 등으로 인해 주가 폭등과 투기,주가 폭락을 수반한다.
남이 애써 일궈놓은 기업의 경영권을 부도덕하게 가로채려 한다는 이유로 용납되지 않거나 비난까지 감수해야 한다.
미도파 때 재계가 연합해 방어자인 미도파를 지원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신동방과 미도파는 결국 공격과 방어 비용만 잔뜩 쏟아부은 채 1년여 만인 1997년 화해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물론 적대적 M&A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글의 하이에나는 허약해 보이거나 상처가 있는 먹잇감을 골라 사냥한다.
적대적 M&A는 대부분 재무적으로나,기업 지배구조에서 취약한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적대적 M&A의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튼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부수효과를 내기도 한다.
김홍열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comeon@hankyung.com
둘 이상의 기업이 하나로 통합돼 단일 기업이 되는 '합병(Merger)'과 한 기업이 자산이나 주식의 취득을 통해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획득하는 '인수(Acquisition)'를 합친 말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을 M&A한다는 것은 '인수'를 말한다.
M&A는 진행과정이 우호적으로 이뤄지는 M&A와 적대적인 M&A로 구분된다.
물건을 사고 파는 데도 목적과 흥정이,그리고 돈이 필요하듯 M&A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주영식(greenfield start-up)인가,김우중식(M&A)인가
기업들은 왜 M&A 전쟁을 벌일까.
기업은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 더 많은 사업을 키우기를 바란다.
방법이 다를 뿐이다.
재계에서 기업 성장사를 얘기할 때 두 가지 대별되는 기업가 유형을 꼽는다.
맨땅에 직접 공장을 세우고 투자하면서 기업을 일으켜(greenfield start-up) 차근차근 그룹의 규모를 키웠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스타일과 기업을 잇달아 M&A해 급속도로 덩치를 키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스타일이다.
어느 쪽이 바람직한 기업 성장모델인지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M&A의 장점은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취함으로써 처음부터 사업을 일으키는 것보다 손쉽게 사업을 빠른 속도로 키우거나 다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불고 있는 전 세계적인 M&A 열풍의 이유다.
M&A의 에너지원은 풍부한 실탄(자금)이다.
저금리 현상이 지속돼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고,기업 내에도 자금이 충분히 쌓여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다한 외부 차입으로 무리한 외형 확장을 지향하는 M&A는 부채 급증에 따른 기업의 존폐 위기를 부를 수 있는 부작용을 동반하기도 한다.
◆우호적 M&A가 증가하는 이유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됐다가 공적자금과 채권단의 지원 덕분에 회생한 뒤 새 주인을 찾고 있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쌍용건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반도체 대한통운 LG카드 등은 모두 우호적 M&A 대상이다.
채권단이나 정부가 이들 기업에 투입한 공적자금과 채권을 회수하려는 목적에서 자발적으로 M&A 매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은 공개적인 경쟁입찰 과정을 거쳐 가장 많은 인수자금을 써 낸 기업에 인수될 예정이다.
인수전에는 중견 기업에서부터 대기업,군인공제회와 같은 각종 기금까지 뛰어들고 있다.
대부분 내년께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최근 대한통운의 최대주주로 부상한 신생 STX그룹은 부도 후 법정관리를 거쳐 매물로 나온 대동조선(현 STX조선)과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각각 2001년과 2004년 인수해 그룹의 규모를 무서운 속도로 키워왔다.
STX조선이 배를 건조해 같은 그룹 내 해운회사인 STX팬오션에 공급하는 식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수직계열화 효과)를 내고 있다.
◆적대적 M&A는 악(惡)인가
반면 적대적 M&A는 주식시장에서 은밀하게 다른 기업의 주식을 매집해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기존 대주주의 경영권을 뺏으려는 것이기 때문에 치열한 전쟁을 벌이게 되고,성공률도 그리 높지는 않다.
1996년 당시 대농그룹에 속해있던 미도파가 적대적 M&A에 휘말린 것은 유명한 사례다.
당시 M&A를 시도한 세력은 외국인과 결집한 신동방이었다.
일본 닷컴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 사장의 경우 올해 초 일본 거대 민영방송인 후지TV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다가 한국계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후지TV의 백기사로 나서는 바람에 인수를 포기하고 말았다.
적대적 M&A는 공격하는 기업과 방어하는 기 업간 지분 경쟁 등으로 인해 주가 폭등과 투기,주가 폭락을 수반한다.
남이 애써 일궈놓은 기업의 경영권을 부도덕하게 가로채려 한다는 이유로 용납되지 않거나 비난까지 감수해야 한다.
미도파 때 재계가 연합해 방어자인 미도파를 지원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신동방과 미도파는 결국 공격과 방어 비용만 잔뜩 쏟아부은 채 1년여 만인 1997년 화해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물론 적대적 M&A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글의 하이에나는 허약해 보이거나 상처가 있는 먹잇감을 골라 사냥한다.
적대적 M&A는 대부분 재무적으로나,기업 지배구조에서 취약한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적대적 M&A의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튼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부수효과를 내기도 한다.
김홍열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