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한껏 달아오르면서 M&A의 거물인 '기업 사냥꾼(corporate raider)'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기업이나 부실기업의 지분을 산 뒤 구조조정 등을 통해 비싼 값에 주식을 되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M&A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데다 투자할 곳을 찾는 사모투자회사(PEF)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기업 사냥꾼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한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언이 대표적 인물이다.

커코리언은 GM 주식을 계속 사들여 지분율을 9.9%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그는 조만간 GM 이사회에 대표를 파견해 경영 개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여년 전 포드자동차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했던 커코리언은 세계 41위의 부자로 재산이 90억달러에 달한다.

미라지 리조트 등을 사들여 거부 반열에 올랐고 지난해엔 맨덜래이 리조트그룹을 80억달러에 인수,라스베이거스의 황제가 됐다.

냉혹한 협상가로 불리는 칼 아이칸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20여년 전 나비스코 텍사코 등 대기업을 상대로 적대적 M&A 공세를 펼쳤던 아이칸은 최근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의 주식을 대거 매입해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 밖에 헤지펀드인 ESL 인베스트먼트의 에드워드 램퍼트와 2003년 타임워너로부터 워너뮤직을 26억달러에 사들인 에드거 브론프만 2세 등이 유능한 기업 사냥꾼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