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H군이 동급생에게 구타당해 사망한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일 오전 10시45분께 모 중학교 교실에서 피해자 H군이 책을 전달하다가 가해자인 C군을 스쳤고 기분이 상한 C군이 H군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H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5일 오전 숨을 거뒀다.
인터넷에는 피해자 H군의 명복을 빌고 학교 폭력이 가진 위험을 우려하는 글들이 하나 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가해자의 부모가 대기업 CEO(최고경영자)이다' '가해자 C군이 풀려나 학교에 등교했다' '가해자가 근처 5개 학교의 짱이다' '담임 교사가 가해자를 옹호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져 갔다.
인터넷에 가해자 C군의 친구로 보이는 학생들이 올린 글들이 퍼지면서 이번 사건은 온라인 상에서 제2의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네티즌들을 흥분하게 만든 것은 공정해야 할 언론과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의 태도였다.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과 점점 커져 가는 의혹 속에서 언론들은 네티즌이 원하는 정확한 사실 규명이 아닌 '떠도는 소문에 대한 해명'을 하는 것이 전부였고 오히려 네티즌의 비난을 C군에게 가해진 사이버 폭력이라고 말했다.
몇 개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글들을 지우는 것으로 네티즌들의 비난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
사건이 이렇게 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가해자 C군의 부모님이 모 포털 사이트의 CEO다'라는 소문까지 번지고 있다.
떠도는 소문과 믿을 수 없는 공식 발표 속에서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언론과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혀서 더 이상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네티즌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
온라인 상에서는 다양한 계층과 연령의 네티즌들이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소문에 잘 휘둘리고 사건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 떠도는 소문으로 사건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네티즌들로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소문에 휘둘려 특정인을 매도할 것이 아니라 이성적인 관점에서 사건을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판단력이 요구된다.
이런 사건의 반복을 막기 위한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대처가 중요하다.
한지연 생글 기자(경기 이천 양정고 2년) kwsiriu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