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은 누구일까.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외국인 투자자의 대부분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글로벌펀드나 그 계열회사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당시 거래소와 코스닥기업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외국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외국인 중 가장 큰손은 미국계 캐피털그룹으로 나타났다.

캐피털그룹은 계열사인 캐피털리서치 앤드 매니지먼트컴퍼니(CRMC)와 캐피털그룹인터내셔널인코퍼레이티드(CGII)를 통해 대구은행 농심 등 총 31개 상장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들 주식의 평가금액만 4조6800억원에 달한다.

지분율이 5% 미만이면 공시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캐피털그룹이 국내 증시에 투자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 확실하다.

이어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론스타 계열 LSF-KEB홀딩스(3조7760억원),템플턴글로벌어드바이저스·템플턴자산운용 등 템플턴 계열(3조1600억원),소버린자산운용(2조220억원),얼라이언스캐피털(1조8820억원) 등의 순이었다.

외국계 큰손들의 투자 목적은 대부분 '단순투자'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사고파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행사하기 위해 주식을 취득하기도 한다.

증권선물거래소 조사에서도 외국인의 5% 이상 지분 보유 공시 가운데 약 21%가 '경영참여' 목적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소버린자산운용과 템플턴자산운용이다.

소버린은 한때 국내 대기업인 SK㈜ 경영진과 주주총회에서 표대결까지 벌였다.

경영권 장악에 실패한 이후 보유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반면 템플턴자산운용은 여전히 10여개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기업은 외국계 큰손들의 '경영참여' 선언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