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포함된 송어와 향어,중금속인 납 성분이 들어갔다는 중국산 김치 등 유해 성분 포함 식품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말라카이트 그린 波紋으로 민물 어류는 물론 최근에는 바다 고기 소비량도 50%나 격감했다.

중국산 수입 김치에 납 성분이 들어 있다는 '납 김치 파동'도 요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신으로 식당들은 '한국 김치만 사용한다'는 案內문구를 내걸었다.

국산 김치는 귀하신 몸이 됐고 이 때문에 김칫값도 10% 이상 껑충 뛰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뒤늦게 중국산 김치가 안전하다고 발표했지만 뒤숭숭해진 '김치 민심'은 식약청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有害식품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매우 민감하다.

그러나 때로는 여론몰이식 과잉 반응도 적지 않고 그 결과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타나는 점은 문제다.

◆선의의 피해자 양산

말라카이트 그린 사건으로 倒産 위기에 놓인 송어와 향어 양식업자들은 자신들을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말라카이트 그린이 발암물질인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양식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박천곤 한국내수면양식협의회 회장은 "지난 7월 중국산 수입 수산물에서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뒤에도 해양수산부가 이 물질을 사용하지 말라는 행정지도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산과학원이 발행한 어종별 '수산기술지'에는 말라카이트 그린이 새우와 꽃게 등의 상처를 치료하는 약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기술돼 있는데 이는 사실상 수산 당국이 말라카이트 그린의 사용을 勸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업자들은 선의의 피해자가 된다.

사실 그동안 다른 식품에서도 유해성 여부에 대한 정부의 어설픈 발표와 잘못된 대처가 적지 않았다.

라면을 공업용 소뼈기름에 튀겼다는 소위 '우지 파동'으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우지 파동은 1989년 가을 '라면을 공업용 우지로 튀긴다'는 내용의 익명 投書를 검찰이 접수하며 시작됐다.

팜유를 사용하던 농심을 제외한 거의 모든 라면 제조 업체의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됐고 100억원대의 라면 제품이 수거되었다.

삼양식품에는 3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당연히 삼양식품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았다.

1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직장을 잃었고 60%를 넘던 시장 점유율도 10% 이하로 뚝 떨어졌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것은 1997년이었다.

대법원은 '우지가 인체에 해롭다는 증거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삼양식품을 비롯해 이 사건에 연루된 업체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극심한 經營難에 빠져 있는 상태였다.

통조림 포르말린 사건도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회사가 망한 다음이었다.

지난해 소위 쓰레기 만두 사건도 過剩反應이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해 기준부터 정립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식품 안전과 관련해 명확한 기준을 정해 국민에게 알리고 일관된 잣대를 가지고 단속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유해 물질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농약 성분과 이산화황,말라카이트 그린,납,카드뮴 같은 인체 유해 성분에 대한 국제 기준이 未備하고 국내에서도 유해 식품의 기준이 제대로 없다.

유해 물질이 몸에 얼마나 해로운가에 대해서도 같이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들은 유해 성분이 첨가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화를 낸다.

하지만 그 성분이 어느 정도 인체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거나 몸에 해로울 수 있는 특정 성분이 檢出됐다는 것만으로 유해성 여부를 판정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식품의 유해성을 판정하는 기준 중에는 체중이 70㎏인 사람이 70년 동안 계속해 노출(섭취)됐을 경우 100만명당 1명꼴로 암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이라는 조건이 있다.

하지만 정부 공식 발표에 이 같은 내용이 기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송형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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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읽기

ㆍ波紋(파문)
ㆍ案內(안내)
ㆍ有害(유해)
ㆍ倒産(도산)
ㆍ勸誘(권유)
ㆍ投書(투서)
ㆍ經營難(경영난)
ㆍ過剩反應(과잉반응)
ㆍ未備(미비)
ㆍ毒性(독성)
ㆍ檢出(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