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얼음의 땅 알래스카에도 재정적자와 관련한 숨은 얘기가 있다.

알래스카가 문명세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8세기 초였다.

러시아 표트르 대제의 명령을 받은 덴마크 탐험가 비투스 베링이 이 일대를 탐험하면서부터 사람들의 입에 알래스카가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알래스카에 주목한 것은 모피 때문이었다.

한동안 재미를 보던 모피무역이 시들해지자 재정적자에 시달리던 러시아는 1859년 미국에 알래스카를 팔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이던 윌리엄 시워드는 알래스카에 묻혀진 천연자원에 주목해 러시아의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가격은 720만달러.1에이커(약 1224평)당 2센트꼴이었다.

이후 시워드 장관은 알래스카 문제로 계속 입방아에 올랐다.

쓸 데 없는 척박한 땅을 괜히 사들였다는 비난이 주류였다.

사람들은 알래스카를 시워드의 '아이스박스'라고 비아냥댔고 실패한 거래를 뜻하는 말로 '시워드의 어리석은 짓(Seward's folly)'이라는 유행어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알래스카에서 금광과 유전이 발견되면서 이 같은 놀림은 싹 사라졌다.

러시아의 취약한 재정이 금싸라기 땅을 헐값에 처분하도록 만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