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논술특강] 19. 독서와 논술은 바늘과 실

논술은 글쓰기이기 때문에 글을 읽는 것과는 별개의 능력을 요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논술이 교양인이 지닌 보편적인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어떤 것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글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단순한 글쓰기 능력만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와 논술은 바늘과 실의 관계로 반드시 함께 길러 두어야 하는 능력이다.


고등학생이 되면 학교 내신이다 수능 준비다 하여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실상 하교 하고 나면 집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삼순이'도 만나야 하고 만화도 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것은 하나의 핑계일 뿐이다.


模範적인 글만큼 좋은 논술 교재는 없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잘 쓴 글이 어떤 글인지를 알고 있어야 하고,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좋은 그림을 감상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또 좋은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좋은 그림이 어떤 그림인가를 알고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따라서 논술의 기초로 우선 필요한 것은 모범적인 글을 골라 읽는 것이다.


그러면 논술을 위해 어떤 글을 읽어야 할 것인가? 학생들 중에서는 수능 준비 때문에 논술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학생들은 수능 준비 따로,논술 준비 따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形式的으로는 다를지라도 본질적으로 수능과 논술이 완전히 별개의 능력을 다루는 시험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수능 언어 영역을 준비하면서 읽는 모범적인 글도 논술의 바탕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우선 대략 2000자 내외의 완결된 글을 체계적으로 읽는 것이 좋다.


이 정도의 분량은 실제로 논술을 하는 분량이므로 직접적인 논술 쓰기와 관련해 글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좋은 글이란 대개 統一性과 一貫性을 갖추고 있고 논리적 구조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나는 글이다.


그리고 논술 능력 향상을 위한 독해 자료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의 증진을 위해 논리적 구조가 명확한 글을 읽어야 한다.


그 글 자체로 '처음(서론)-중간(본론)-끝(결론)'의 구조를 갖추고 있으면서 논거나 추론 과정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글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론 교육적인 함의를 갖춘 글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논술이 단순히 글쓰기의 기교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자료 자체가 올바른 사고와 지성 함양에 바탕이 될 수 있는 글이라면 錦上添花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적 함의와 관련한 글 중에서 쟁점이 있는 글이 좋다.


어떤 문제에 대해 분명한 쟁점이 있고 그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글은 나름대로의 보편성과 타당성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글은 대개 時宜性이 있는 글인데 우리 사회의 흐름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러한 글 위주로만 책을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시사적인 글과 원론적인 글을 적절하게 안배하는 자료 선택이 중요하다.


시사적인 문제만을 다룰 경우 독창적이고 다양한 사고 능력을 기르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글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읽어 나갈 것인가? 모든 글에는 여려 개의 부분적인 논지들이 있고,이를 토대로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전체의 논지가 있게 마련이다.


논술을 위한 독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 전체의 핵심 논지를 바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글을 읽고 단번에 핵심 논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그만큼 글의 논리적인 구조에 대한 眼目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핵심 논지를 찾은 다음에는 각 덩어리나 각 단락의 핵심 논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한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논술문을 채점해 보면 많은 학생들이 글의 쟁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논의를 전개하는 경우가 있는데,이것은 글을 명확하게 읽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논지를 파악하는 것 못지 않게 논거를 파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거가 없는 주장은 공허한 빈말이 되거나 '싸움닭' 수준의 글이 될 가능성이 많다.


특히 논거가 없는 논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논리적인 글을 읽을 때에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찾아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울러 논거의 적절성(논지와의 인과 관계),보편적 타당성(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실이나 정보인가) 등을 스스로 검토해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렇게 글을 읽으면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主張은 무엇인가,그리고 그 주장의 근거로서 글쓴이는 어떤 사실을 제시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이 논술 준비의 매우 바람직한 태도다.


한편 논술을 위한 讀解力을 기르는 데 유의해야 할 점 중의 하나는 글을 제대로 요약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간단하게 요약한다는 것은 글의 핵심만을 간추리고 또한 논리 연결의 핵심 고리만을 추출해 이를 자기 나름대로의 표현으로 재조직하는 것을 말한다.


요약하기 연습을 부지런히 하면 한 편의 글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지식과 정보 중에서 무엇이 핵심인지를 파악하고,아울러 이들 정보를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중심 고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곧바로 자신의 논술에서 핵심 情報들을 배치하고 조직하는 원리를 터득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논술을 위한 독해력을 기르기 위해 글을 읽으면 반드시 요약하는 습관을 길러 두어야 한다.


이때 처음부터 긴 글을 요약하지 말고,우선 짧은 글을 가지고 요약하는 연습을 충분히 한 다음,요약 능력이 길러지면 점차로 긴 글을 가지고 요약하는 것이 좋다.


결국 논술과 독해력은 不可分의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체계적으로 글을 읽을 수 있는 독해력 향상은 논술 능력 향상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이석록 원장 stonelee@megastudy.net



[ 약력 ]


△(전)서울 화곡고 국어교사


△(전)서울시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언어영역 출제팀장


△(전)EBS 언어영역&논술 강사


△(현)대치 메가스터디 원장


<저서> '2008 대학입시 이렇게 준비하라' '언어영역 학습법' 7차교육과정 교과서 '국어생활' '작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