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5시30분 경상북도 상주시.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문이 열리자 일제히 입구쪽으로 몰려들다가 넘어져 11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건에 대해 공연기획사,방송사측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유가족들의 원망을 사고 있다.

주민들도 "안전하게 안내할 인원과 장비가 부족했다"며 비난의 화살을 주최측에 돌리고 있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주최측에서 공연을 철저히 준비만 했더라도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참사의 근본적인 뿌리는 줄서기가 생활화돼 있지 않은 우리 사회에 있다.

한국 사회는 이미 새치기가 생활화돼 있다.

지하철을 탈 때 보면 다들 뭣 때문에 그리들 바쁜지 서로 몇 초라도 더 일찍 타려고 안달이다.

언젠가 할아버지들께서 남은 노약자 좌석 한 자리를 놓고 "새치기를 했다"며 지하철 안에서 욕설을 하며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한 적도 있다.

새치기는 학교 매점 앞, 놀이공원, 영화관 등 줄이 있는 곳에선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상주 압사사고도 근본적으로 우리의 새치기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아래로 완만하게 경사져 인파가 몰리면 한꺼번에 넘어지기 쉬운 구조로 돼 있는 직3문이 열리자 중고생들이 앞서 입장하고 있던 노인들을 밀치며 들어간 데서 사고가 발생했다.

테러가 아니고 시민들의 무질서에서 비롯된 후진국형 참사라는 점에서 더욱 어처구니없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강대국이라지만 올바른 시민 질서가 확립되어 있지 않은 이상 대한민국은 후진국이다.

기획사,상주시,경찰,방송사 등을 탓하기 전에 학교에서 어떤 것들을 가르쳤으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왔는가,한국 사회에 있어서 질서란 무엇이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조상희 생글기자(서울 대원외고 2년) itisagoodday2die@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