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는 스타일이 딱 여자야 여자."

"공부 못해도 여자는 남자 잘 만나면 팔자 피는거지."

이런 말을 들은 여자들의 반응은 십중팔구 "아니 시대가 어떤 땐데 이런 남녀 차별적 발언을 하는 남자가 있어!"라고 화를 낼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위의 대화는 여성이 여성에게 던진 말들이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가부장제를 유지해 왔다.

때문에 여성의 권리와 활동범위를 제한하는 제도나 관행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여성들은 여권신장을 오랫동안 갈망해 왔고,수년간 열심히 노력한 결과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여성들이 내뱉는 말 중엔 남녀 차별적인 발언이 상당수 섞여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중·장년층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여성권익의 신장 속에서도 의식은 여전히 가부장제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사회에는 개혁을,남성에겐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면서 왜 여성들은 변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스스로가 이마에 '여자'라고 커다랗게 주홍글씨를 새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말로는 남녀 차별을 없애고,여성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소리치지만,실제로는 여성 자신들이 활동할 수 있는 최대 한계선을 긋는다.

이러한 여성들의 언행 불일치적 아이러니는 여성권익 신장 시대에 맞춰 변화된 여러 제도들을 쓸모없게 만들고 말 것이다.

이제 여성들이 이마에 새겨왔던 '여자'라는 주홍글씨를 과감히 씻어버릴 때가 왔다.

과거에는 가부장제적 제도를 타파하고 남녀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이제는 여성들의 의식 변화를 위해 다시 한번 노력해야 할 때다.

아직도 '여자라서 죄송합니다'라며 자신을 낮추고 있는 여성이 주위에 있다면 살며시 어깨에 손을 올리고 이렇게 말해주자."여자라서 행복해요"라고.

정다영 생글기자(경기 안산 경안고 3년) saint-maria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