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는 전환사채(CB)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주에는 CB와 '닮은 꼴'상품이라 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공부해보자.
CB는 한마디로 '채권이냐,주식이냐'를 선택하도록 만든 상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채권으로 보유할지,주식으로 보유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어떤 선택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다.채권으로 갖고 있으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주가 변동에 따른 시세차익은 노릴 수 없다.
물론 주식으로 전환하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지만 이 때는 원금과 이자를 포기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채권(원금과 이자)과 주식(시세차익)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기에 딱 맞는 금융상품이 바로 BW다.
◆BW(Bond with Warrant)는 '신주인수권이 붙은 채권'
BW를 액면 그대로 풀이하면 신주인수권(Warrant)이 붙어 있는(with) 채권(Bond)이란 뜻이다.
CB의 경우 채권으로 발행됐지만 일단 주식으로 전환되면 채권의 성격이 없어진다.
이에 반해 BW는 채권의 성격이 만기 때까지 유지되면서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다.
예를 들어보자.다음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소디프신소재라는 기업이 지난 8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공시한 내용이다.
"2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결정.BW의 만기는 2008년 9월2일,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5.72%임.BW의 행사가격은 1만9100원,신주인수권 행사기간은 2006년 9월3일부터 2008년 8월2일까지."
소디프신소재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산 투자자는 만기 때까지 들고 있으면 원금과 함께 연 5.72%에 해당하는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현재 은행 이자가 연 4%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짭짤한 수익이다.
이 투자자는 또 주당 1만9100원을 내고 소디프신소재의 주식을 살 수도 있다.
즉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자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해당 기업은 그만큼 주식을 새로 발행(신주발행)해서 줘야 한다.
만약 소디프신소재의 주가가 주당 2만9100원이 됐다면 이 투자자는 주당 1만9100원에 주식을 산 뒤 2만9100원에 주식을 팔아 주당 1만원을 벌 수 있다.
소디프신소재 주가가 1만9100원보다 낮아지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큰 위험 없이 '꿩 먹고 알 먹기'가 가능한 셈이다.
◆BW만 사는 외국계 펀드도 있다
BW의 이 같은 장점 때문에 BW만 골라 사는 투자자들이 꽤 있다.
특히 외국계 펀드들 중에 이 같은 사례가 많다.
다음의 기사가 좋은 예다.
"호주 국적의 자산운용 회사인 '서스퀘한나 아시아'가 신주인수권부 사채(BW) 매입을 통해 거래소와 코스닥 기업 11개의 주요주주로 떠올랐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스퀘한나 아시아는 거래소시장의 영화금속(지분율 25.18%)과 코스닥시장의 우석반도체(43.28%) 삼에스코리아(34.44%) 지엠피(31.81%) 등 11개사에 대해 장외에서 BW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5% 이상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신문 2005년 8월1일자)
외국계 펀드들은 BW 투자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실제로 '피터백앤파트너스'라는 독일계 투자회사는 지난 7월께 코스닥기업인 대한바이오링크 지분의 10.7%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약 602만주를 32억원에 인수했다.
피터백앤파트너스는 이후 주가가 오르자 해당 주식을 매각,21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투자수익률은 66%에 달했다.
◆경영권 공방에도 변수
BW는 기업의 경영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어떤 회사의 경영진이 자기 회사 BW를 대량으로 인수했다고 치자.경영권 분쟁 발생시 기존 경영진은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늘려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거꾸로 이 회사를 적대적으로 인수·합병(M&A)하려는 투자자가 BW를 대량으로 사들인 뒤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경영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기업들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세력이나 경영권에 관심 없는 세력만을 대상으로 BW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BW를 발행하는 것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신주인수권이 행사돼 기업의 발행주식이 늘어나면 주당 가치가 떨어지는 데다 물량부담이 커져 일반 투자자들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용석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hohoboy@hankyung.com
이번 주에는 CB와 '닮은 꼴'상품이라 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공부해보자.
CB는 한마디로 '채권이냐,주식이냐'를 선택하도록 만든 상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채권으로 보유할지,주식으로 보유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어떤 선택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다.채권으로 갖고 있으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주가 변동에 따른 시세차익은 노릴 수 없다.
물론 주식으로 전환하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지만 이 때는 원금과 이자를 포기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채권(원금과 이자)과 주식(시세차익)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기에 딱 맞는 금융상품이 바로 BW다.
◆BW(Bond with Warrant)는 '신주인수권이 붙은 채권'
BW를 액면 그대로 풀이하면 신주인수권(Warrant)이 붙어 있는(with) 채권(Bond)이란 뜻이다.
CB의 경우 채권으로 발행됐지만 일단 주식으로 전환되면 채권의 성격이 없어진다.
이에 반해 BW는 채권의 성격이 만기 때까지 유지되면서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다.
예를 들어보자.다음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소디프신소재라는 기업이 지난 8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공시한 내용이다.
"2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결정.BW의 만기는 2008년 9월2일,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5.72%임.BW의 행사가격은 1만9100원,신주인수권 행사기간은 2006년 9월3일부터 2008년 8월2일까지."
소디프신소재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산 투자자는 만기 때까지 들고 있으면 원금과 함께 연 5.72%에 해당하는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현재 은행 이자가 연 4%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짭짤한 수익이다.
이 투자자는 또 주당 1만9100원을 내고 소디프신소재의 주식을 살 수도 있다.
즉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자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해당 기업은 그만큼 주식을 새로 발행(신주발행)해서 줘야 한다.
만약 소디프신소재의 주가가 주당 2만9100원이 됐다면 이 투자자는 주당 1만9100원에 주식을 산 뒤 2만9100원에 주식을 팔아 주당 1만원을 벌 수 있다.
소디프신소재 주가가 1만9100원보다 낮아지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큰 위험 없이 '꿩 먹고 알 먹기'가 가능한 셈이다.
◆BW만 사는 외국계 펀드도 있다
BW의 이 같은 장점 때문에 BW만 골라 사는 투자자들이 꽤 있다.
특히 외국계 펀드들 중에 이 같은 사례가 많다.
다음의 기사가 좋은 예다.
"호주 국적의 자산운용 회사인 '서스퀘한나 아시아'가 신주인수권부 사채(BW) 매입을 통해 거래소와 코스닥 기업 11개의 주요주주로 떠올랐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스퀘한나 아시아는 거래소시장의 영화금속(지분율 25.18%)과 코스닥시장의 우석반도체(43.28%) 삼에스코리아(34.44%) 지엠피(31.81%) 등 11개사에 대해 장외에서 BW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5% 이상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신문 2005년 8월1일자)
외국계 펀드들은 BW 투자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실제로 '피터백앤파트너스'라는 독일계 투자회사는 지난 7월께 코스닥기업인 대한바이오링크 지분의 10.7%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약 602만주를 32억원에 인수했다.
피터백앤파트너스는 이후 주가가 오르자 해당 주식을 매각,21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투자수익률은 66%에 달했다.
◆경영권 공방에도 변수
BW는 기업의 경영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어떤 회사의 경영진이 자기 회사 BW를 대량으로 인수했다고 치자.경영권 분쟁 발생시 기존 경영진은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늘려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거꾸로 이 회사를 적대적으로 인수·합병(M&A)하려는 투자자가 BW를 대량으로 사들인 뒤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경영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기업들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세력이나 경영권에 관심 없는 세력만을 대상으로 BW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BW를 발행하는 것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신주인수권이 행사돼 기업의 발행주식이 늘어나면 주당 가치가 떨어지는 데다 물량부담이 커져 일반 투자자들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용석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