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 열풍은 국가 재정만 약화시키는 게 아니다. 조기 유학을 떠났다가 현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조기유학 중도탈락자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2년 이후 해외 학교에 입학했다가 국내로 돌아온 유학생의 수는 3만명이 넘는다. 이 수치에는 부모의 해외 유학이나 파견 등의 사유로 해외로 나갔다가 돌아온 학생들이 일부 포함돼 있지만,대다수는 현지 환경 부적응자들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임태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유학 중 국내로 다시 편입한 초ㆍ중ㆍ고교생의 수가 2002학년도 7300명,2003학년도 9412명에 이어 2004학년도 1만933명으로 연간 1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학기에도 5464명의 학생이 해외에서 돌아왔다. 정체성이 거의 굳어진 고등학생들 중 중도탈락자가 많았다. 2002학년도 979명에 불과하던 고등학생 귀향생은 2003학년도 1391명,2004학년도 1755명으로 2년 새 두배나 늘었다. 초등학생도 2002년 4589명,2003년 5772명,2004년 6522명이 국내로 되돌아 왔다.

이정희 서울 강남교육청 장학사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개최한 '조기유학 포럼'에서 "일반적으로 조기유학생들은 높은 언어장벽과 외로움,부모와 함께 있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정서적 결손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공부하는 것과 비교할 때 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