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회사채)도 발행한다.
주식은 이익의 일부를 배당할 뿐 상환의무가 없는 자기자본인 반면 채권은 이자와 원금을 정해진 기간에 되돌려줘야 하는 타인자본이다.
채권은 쉽게 말해 기업이 "언제 얼마의 이자를 얹어 갚을 테니 얼마를 빌려 달라"며 써주는 일종의 차용증서로 볼 수 있다.
최근 신문을 보면 기업들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는 기사가 거의 매일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기사가 그런 예다.
'동양종금증권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총 1200억원 규모의 후순위 CB를 일반인들을 상대로 공모한다. 이 후순위 CB의 만기는 5년11개월이며 표면금리는 연 5.5%,만기보장수익률은 연 8.0%이다. 주식전환가격은 주당 5500원이며 주식전환 청구기간은 오는 5월18일부터다.'(한국경제 2005년 9월8일자 기사)
전환사채가 채권의 한 종류인 것은 분명한데,'전환'한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전환사채는 채권(Bond)으로 발행됐으나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Convertible) 권리를 가진 채권을 말한다.
채권을 발행할 때 '원금'과 '이자'뿐만 아니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와 그 행사가격 등을 부여한 것이 바로 전환사채다.
위의 기사를 살펴보자.표면금리는 일정기간(예컨대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이자를 말한다.
만기보장수익률은 만기 때까지 채권으로 보유할 경우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수익률이다.
표면금리에다 장기 보유에 따른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하기 때문에 만기보장수익률은 통상적으로 표면금리보다 높다.
'후순위'라는 것은 기업이 도산할 경우 채무변제 순위가 일반사채보다 뒤지는 것을 말한다.
물론 '자기자본'인 주식보다는 변제순위가 앞서지만 위험부담이 채권보다 클 수밖에 없다.
'주식전환가격은 주당 5500원'이라는 뜻은 예컨대 5500원짜리 전환사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주식전환 청구기간(기사에서는 5월18일 이후부터)에 주식 한 주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혼합
전환사채는 평소 채권으로 보유해 이자를 정기적으로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위의 기사에서 동양종금증권 채권을 산 투자자는 매년 연 5.5%에 해당하는 이자를 받다가 만기 때 원금과 나머지 연 2.5%(만기보장수익률 8%-5.5%)에 해당하는 이자를 일시불로 돌려받을 수 있다.
만약 동양종금증권 주가가 오른다면 투자자는 CB를 만기 때까지 보유하지 않고 중간에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하는 대신 동양종금증권 주식을 주당 5500원에 받을 수 있는데,만약 주식시장에서 동양종금증권 주가가 주당 1만원이 됐다면 곧바로 처분해 주당 4500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동양종금증권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낮을 경우 주식전환을 포기하고 만기보장수익률까지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가가 낮아 자본조달이 쉽지 않을 때 주로 CB를 발행한다.
일부에서는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CB를 이용하기도 한다.
CB 발행시 인수자를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호 세력에게 CB를 발행해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하도록 하면 우호지분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1997년 한화종금을 둘러싸고 1대 주주인 한화그룹과 2대 주주인 박의송씨가 경영권 다툼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한화그룹이 발행한 CB를 현대 삼성 LG그룹 등이 인수해 무난히 경영권을 방어했는데,CB를 활용한 경영권 방어의 첫 사례였다.
◆CB도 주식처럼 거래된다
CB도 주식처럼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된다.
만기 전이라도 사고팔 수 있다.
다음은 한국경제신문 2005년 6월22일자 기사의 일부다.
'삼성카드 LG카드 등 카드사들의 후순위 CB가 액면가(1만원)를 회복하는 등 인기를 되찾고 있다.
만기 때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연 7∼9%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최근 카드사들의 경영개선으로 향후 주식전환시 시세차익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주식 유통물량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지난 2001년 코스닥 기업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CB를 앞다퉈 발행한 뒤 이듬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잇따라 주식으로 전환 청구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주식을 매입할 때 CB 발행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
주식은 이익의 일부를 배당할 뿐 상환의무가 없는 자기자본인 반면 채권은 이자와 원금을 정해진 기간에 되돌려줘야 하는 타인자본이다.
채권은 쉽게 말해 기업이 "언제 얼마의 이자를 얹어 갚을 테니 얼마를 빌려 달라"며 써주는 일종의 차용증서로 볼 수 있다.
최근 신문을 보면 기업들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는 기사가 거의 매일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기사가 그런 예다.
'동양종금증권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총 1200억원 규모의 후순위 CB를 일반인들을 상대로 공모한다. 이 후순위 CB의 만기는 5년11개월이며 표면금리는 연 5.5%,만기보장수익률은 연 8.0%이다. 주식전환가격은 주당 5500원이며 주식전환 청구기간은 오는 5월18일부터다.'(한국경제 2005년 9월8일자 기사)
전환사채가 채권의 한 종류인 것은 분명한데,'전환'한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전환사채는 채권(Bond)으로 발행됐으나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Convertible) 권리를 가진 채권을 말한다.
채권을 발행할 때 '원금'과 '이자'뿐만 아니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와 그 행사가격 등을 부여한 것이 바로 전환사채다.
위의 기사를 살펴보자.표면금리는 일정기간(예컨대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이자를 말한다.
만기보장수익률은 만기 때까지 채권으로 보유할 경우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수익률이다.
표면금리에다 장기 보유에 따른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하기 때문에 만기보장수익률은 통상적으로 표면금리보다 높다.
'후순위'라는 것은 기업이 도산할 경우 채무변제 순위가 일반사채보다 뒤지는 것을 말한다.
물론 '자기자본'인 주식보다는 변제순위가 앞서지만 위험부담이 채권보다 클 수밖에 없다.
'주식전환가격은 주당 5500원'이라는 뜻은 예컨대 5500원짜리 전환사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주식전환 청구기간(기사에서는 5월18일 이후부터)에 주식 한 주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혼합
전환사채는 평소 채권으로 보유해 이자를 정기적으로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위의 기사에서 동양종금증권 채권을 산 투자자는 매년 연 5.5%에 해당하는 이자를 받다가 만기 때 원금과 나머지 연 2.5%(만기보장수익률 8%-5.5%)에 해당하는 이자를 일시불로 돌려받을 수 있다.
만약 동양종금증권 주가가 오른다면 투자자는 CB를 만기 때까지 보유하지 않고 중간에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하는 대신 동양종금증권 주식을 주당 5500원에 받을 수 있는데,만약 주식시장에서 동양종금증권 주가가 주당 1만원이 됐다면 곧바로 처분해 주당 4500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동양종금증권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낮을 경우 주식전환을 포기하고 만기보장수익률까지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가가 낮아 자본조달이 쉽지 않을 때 주로 CB를 발행한다.
일부에서는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CB를 이용하기도 한다.
CB 발행시 인수자를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호 세력에게 CB를 발행해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하도록 하면 우호지분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1997년 한화종금을 둘러싸고 1대 주주인 한화그룹과 2대 주주인 박의송씨가 경영권 다툼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한화그룹이 발행한 CB를 현대 삼성 LG그룹 등이 인수해 무난히 경영권을 방어했는데,CB를 활용한 경영권 방어의 첫 사례였다.
◆CB도 주식처럼 거래된다
CB도 주식처럼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된다.
만기 전이라도 사고팔 수 있다.
다음은 한국경제신문 2005년 6월22일자 기사의 일부다.
'삼성카드 LG카드 등 카드사들의 후순위 CB가 액면가(1만원)를 회복하는 등 인기를 되찾고 있다.
만기 때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연 7∼9%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최근 카드사들의 경영개선으로 향후 주식전환시 시세차익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주식 유통물량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지난 2001년 코스닥 기업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CB를 앞다퉈 발행한 뒤 이듬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잇따라 주식으로 전환 청구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주식을 매입할 때 CB 발행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