校內 휴대폰 사용 부작용 심각.. 수업시간에도 이곳 저곳 벨소리

"휴대폰에 진동이 온 것 같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외출할 때 휴대폰을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뭔가 연락이 왔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이 없어요. 문자가 온 즉시 답문을 보내지 않으면 답답하기도 하고요."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휴대폰 증후군'을 의심해볼 만하다.


최근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휴대폰 사용자의 75%가 휴대폰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증후군이란 쉽게 말해 휴대폰에 중독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휴대폰을 지나치게 자주 열어본다거나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며,사용하지 않을 경우 불안해하고 짜증을 내거나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최근 이 같은 증상이 중ㆍ고등학생에게 나타나 이슈가 되고 있다.


"학생들의 부적절한 휴대폰 사용으로 인해 수업에 방해가 되고,몇몇 학생들은 성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책상 밑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벨이나 진동이 울려 맥이 끊어질 때가 종종 있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저와 같은 학생부장들은 고민을 많이 합니다." 서울 J고교 학생부장의 말이다.


휴대폰 증후군은 단순히 잘못된 습관이 아닌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노경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청소년들이 휴대폰을 지나치게 사용하다 보면 중독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도박이나 인터넷 중독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불안감,집중력 저하 등으로 인해 학업성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시간 체력 정신력 등 많은 것을 빼앗기게 된다"고 말했다.


정신적 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는 청소년의 지나친 휴대폰 사용을 막기 위해 학생과 학교측은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를 교칙으로 제정한 학교도 있다.


신동준 교사(안산 동산고 학생부장)는 "동산고는 5년 전부터 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제도를 시행해왔는데,이 제도가 학교의 좋은 학습 분위기를 만들었고 학생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상승해 대학진학률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신입생들이 처음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두들 좋아한다"며 학생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하지만 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를 전반적으로 시행하기엔 조금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청소년의 78.2%가 휴대폰을 필수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친구들과의 우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연락 수단을 끊어버리는 것은 살인적 행위'라는 것이 전반적인 청소년의 견해이기도 하다.


휴대폰 사용문화의 새로운 대안 제시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정민 생글기자(강원 춘천고 2년) puhaha2000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