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정책 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게 물가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훨씬 웃돌 때는 금리를 인상하고,반대로 목표치보다 크게 낮을 때는 금리를 인하한다.

물가 상승률을 나타내는 물가지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통계청이 작성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실제로 구입하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거래 가격을 조사한 것이다. 이를 위해 통계청은 설문 조사를 통해 실제 가계들의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품목 500여개를 선정하고 이들 품목의 가격을 매월 종합해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한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구매 품목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되는 품목들을 5년에 한 번씩 바꿔 준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석유류나 농산물처럼 계절적 요인에 따라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하고 작성한 것을 근원물가지수라고 부른다. 한국은행은 근원물가상승률을 2.5∼3.5% 이내에서 유지하는 것을 통화 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작성하는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과 운수통신 금융 부동산 등 기업 서비스가 국내 시장에 출하돼 1차 단계에서 기업 상호 간 이뤄진 거래 가격의 변동을 측정한 것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 성격을 띤다. 생산자 물가의 보조 지표로서 가공 단계별 물가지수도 있다. 이는 서비스를 제외하고 국산품 이외에 수입품도 포함시켜 국내에서 공급되는 모든 상품을 원자재·중간재·최종재 등 가공 단계별로 구분해 거래가격 동향을 조사한 것이다. 이밖에 수출입 상품의 가격을 나타내는 수출입물가지수도 있다. 이 지수는 수출입 업체의 채산성 변동이나 수입원가 부담을 파악하고 대외교역 조건을 측정하는 데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