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경제의 혈맥인 돈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제 전체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준다.

금리 수준에 따라 소비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금리 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개인들이 재테크할 때도 금리는 주요한 고려 사항이다.

금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경제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중요하다.

◆금리 오르면 소비와 투자는 위축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가계 소비는 위축된다. 금리가 오를 경우 은행 등 금융회사에 같은 금액의 돈을 맡기더라도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축은 상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저축이 늘어나는 만큼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도 그만큼 줄어든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등을 통한 외상 구매가 일반화돼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면 이 같은 외상 구매에 따른 비용이 커지므로 소비는 이중으로 위축된다.

기업들의 투자도 위축된다.

기업들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인데 그 중 가장 유력한 수단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들은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을 때 이자(금리)를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새로운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은행에 지급해야 하는 이자보다 높은 경우에만 투자한다. 때문에 금리를 올리게 되면 그만큼 기업들은 투자를 결정하는 데 신중해지고 투자를 줄이게 된다.

기업의 투자 위축은 소비 위축으로 연결된다.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그만큼 일자리는 줄어들고 이는 결국 근로자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바로 이 같은 문제점이 때로는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 될 때가 있다.

소비와 투자가 지나치게 많이 늘어나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일 때에는 금리를 올려 원하는 만큼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경기가 과열되면 물가 상승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가계·기업 간 자원 배분에도 영향 미쳐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소비와 투자가 반드시 위축되는 것은 아니다. 은행에 빚이 있는 사람들은 금리가 올라가면 그만큼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소비 여력이 줄어들지만 은행에 예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금리가 올라갈 경우 이자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소비를 늘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따라서 금리 인상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해당 시점에 가계의 예금과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가계는 자금잉여 주체(부채보다 예금이 더 많은 주체)이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의 소득은 장기적으로 늘어난다.

한국은행이 재정경제부와 기업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리려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기업 투자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설사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그로 인한 투자 위축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그러나 자금 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하기가 어려워지고 심하면 부도가 날 수도 있다.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정부의 보증 규모를 늘린다든가 대출 조건을 완화해 주는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한국은행은 주장하고 있다.

◆재테크에도 영향

금리 상승은 개인들의 재테크 방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인들의 재테크 수단은 부동산 주식 은행예금 등 크게 세 가지다.

금리가 낮을 때는 은행 예금의 매력이 떨어져 부동산이나 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다. 금리가 낮을 때는 부동산의 상대적인 수익률이 높아지기도 하지만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을 구입하기가 보다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박승 한은 총재가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한국은행이 나서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금리가 올라가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은행에 돈을 맡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