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사이에서 '별 다방'으로 통하는 스타벅스.이 회사의 하워드 슐츠 회장은 자신의 회사를 나이키와 비교하는 것을 좋아한다.

흔한 운동화를 수백달러를 주고 사야 하는 제품으로 바꾼 나이키처럼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를 차별화시켜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의 성공비결로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문화를 판다'는 전략을 꼽는다.

최고급 원료로 다양한 커피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오늘날의 스타벅스가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나 낭만을 즐기고 문화를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일반적인 커피 가게가 아니라 집이나 직장처럼 사람들이 모여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제3의 장소'를 만들겠다는 슐츠 회장의 전략은 스타벅스 성공 신화를 낳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커피 판매가 아니라 '커피를 통한 문화 판매'라는 남다른 기업가적 사고와 접근 방식이 해가 지지 않는 커피제국을 탄생시킨 것이다.

◆빈민가에서 태어나 기업가 꿈 이뤄내

슐츠 회장은 미국 뉴욕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빈민가 아파트에서 자란 그는 열두 살 때부터 신문배달을 했다.

불우한 시절에 그는 이웃 아이들과 운동하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고 이 덕분에 미식축구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 슐츠 회장은 제록스의 판매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제록스에서 인정을 받은 그는 다른 회사로 옮겨 부사장에까지 올랐다.

고액의 연봉과 안락한 생활에 안주하기 쉬운 상황이었지만 슐츠 회장은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981년 우연한 기회에 시애틀의 스타벅스를 접하고 고액 샐러리맨에서 기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변신을 택한 것.

스타벅스는 1971년 고든 보커,제리 볼드윈,제브 시젤 등 세 명이 공동 창업한 회사로 최고급 커피의 원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1982년 마케팅 부문 책임자로 합류한 슐츠 회장은 이듬해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에서 커피 사업의 결정적인 계기를 맞는다.

그는 친구와 가족이 함께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휴식하는 이탈리아의 독특한 커피 문화를 전파시키는 사업을 벌이겠다고 결심한다.

슐츠 회장은 1986년 시애틀에 '일지오날레'라는 커피 가게를 연 데 이어 1987년에는 스타벅스의 6개 점포와 상표권을 380만달러에 사들였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곧바로 그는 미국 서부지역을 석권했고 동부로 매장을 늘려갔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1996년엔 매출 10억달러 고지에 올랐다.

현재 스타벅스는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총 900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존중 철학이 큰 힘으로 작용

스타벅스가 이처럼 고속 성장을 한 데에는 슐츠 회장의 각별한 직원 존중 철학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슐츠 회장은 1988년부터 파트타임 직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에게 종합적인 의료 혜택을 제공했다.

또 모든 직원들에게 '원두주식(Beans Stock)'이라는 스톡옵션을 주고 있다.

슐츠 회장의 직원 사랑은 종업원이라는 말 대신 모든 직원을 파트너라고 부르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이런 직원 존중 정책의 효과는 이직률 감소로 나타났다.

스타벅스는 다른 소매점에 비해 직원들의 이직률이 매우 낮다.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는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 내실을 다지는 데 몰두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를 증시에 상장시키고 나서 자신의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 번 가다듬는 기회를 맞았다.

상장 직후 그는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데 따라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내 주가에 울고 웃지 않고 기업 경영에만 집중해야겠다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단기적인 주가 변화에 신경쓰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기로 한 것이다.

슐츠 회장은 "성공은 나누어 가질 때 가장 달콤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결승선에 혼자 도달해 공허함을 느끼기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결승선을 밟고 기쁨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승리자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