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논술특강] 14. 논술도 한 편의 글이다

논술도 한 편의 글이다.글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는 어휘이며,어휘의 올바른 사용이 논술의 가장 기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어휘 사용의 현실은 어떤가.정확하지도 않고 그저 되는 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논술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어휘를 정확할 뿐만 아니라 풍부하게 사용해야 한다.



(1)어휘의 사전적 의미와 문맥적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사용하자.


"여보,이 과일 어디에서 샀어요?"


"골목길 트럭에서 파는 과일 장사한테 샀는데…."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대화다.


이 대화에서 잘못 표현된 부분이 있을까? 과일 장사는 '과일을 파는 일'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문맥상 '과일 장사'는 '과일 장수'라고 표현해야 옳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어휘를 습관적으로 잘못 사용해도 의사 소통에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대충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어휘를 잘못 사용하는 습관이 논술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면 채점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어휘의 정확한 개념을 모르고 잘못 사용한다든지,어휘들 사이의 관계가 잘못 맺어지면 감점 요인이 된다.



(2)비슷하게 보이는 낱말이지만 쓰임이 다른 낱말들을 명확히 구분해 사용하자.


'철수는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 새로운 에너지 자원 계발에 온 힘을 다하였다.'


어휘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비슷한 단어들을 혼동해 사용하게 된다.


위 문장은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는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여'로,'에너지 자원 계발'은 '에너지 자원 개발'로 고쳐 써야 한다.


'개발'과 '계발'은 음과 뜻이 비슷하지만 그 쓰임새는 다르다.


'개발(開發)'은 토지·삼림·천연 자원 등을 개척해 유용하게 하거나 기술·경제·산업 등을 발전시킨다는 뜻이고,'계발(啓發)'은 인간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나 재질·재능 등을 밖으로 드러내어 발휘할 수 있도록 일깨워 주거나 이끌어 준다는 뜻의 단어다.


따라서 개발은 국토 개발,자원 개발 같은 곳에 사용하며,계발은 능력 계발이나 재능 계발 같은 곳에 사용한다.


쓰임새가 다름을 알 수 있다.


비슷한 낱말을 혼동해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3)지시어를 사용하거나 불필요한 단어를 과감히 생략해 같은 낱말을 반복 사용하지 말자.


'따라서 과학을 위한 과학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과학이어야 한다.


인간을 위한 과학에는 과학자의 책임이 따라야 한다.


과학자의 책임 의식 없이 과학이 쓰인다면 인류는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만 과학을 악용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 지식을 악용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그것의 원천은 과학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 문장에서 '과학'이라는 단어는 무려 열한 번이나 사용됐다.


'과학'이란 단어가 중심 개념이므로 반복 사용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강조하기 위해 반복한 단어가 오히려 문장을 어지럽혀 글의 명료함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채점자들이 이러한 문장을 보면 수험생의 무성의함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문장은 과감한 생략이 필요하며 생략 부분은 지시어 등을 활용해 보충하면 좋을 것이다.


이 문장을 다음 문장과 비교하며 읽어보자.


'따라서 과학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과학자의 책임이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학이 잘못 쓰여 인간이 고통받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물론 과학적 지식을 악용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그것의 원천은 과학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자신이 사용하는 어휘가 항상 옳다고 생각한다.


띄어쓰기,맞춤법 등에서는 간혹 자신의 글에 대해 의심을 해보지만 사용 어휘의 의미에는 매우 관대하다.


아주 훌륭한 내용의 논술문이라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한 한두 개의 어휘는 채점자의 눈에 가시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올바른 어휘 사용 습관이 논술의 기초임을 명심해 일상생활에서도 올바른 언어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하자.


이석록 원장 stonelee@megastudy.net


[ 약력 ]


△(전)서울 화곡고 국어교사


△(전)서울시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언어영역 출제팀장


△(전)EBS 언어영역&논술 강사


△(현)대치 메가스터디 원장


<저서> '2008 대학입시 이렇게 준비하라' '언어영역 학습법' 7차교육과정 교과서 '국어생활' '작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