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주식시장 전체로 놓고 보면 세계 순위에서 한참 뒤처질지는 몰라도 선물 거래에서만큼은 세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7월27일자 한국경제신문에는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한국의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총 25억8700만 계약으로 조사 대상 30개국 시장 중 5년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선물 시장이 도대체 뭐기에 한국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선물 거래와 선도 거래의 차이점
선물 거래(Future trading)는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특정 대상물을 계약 체결 당시 정한 가격으로 인도·인수하는 계약을 말한다.
선물 거래에 대응하는 개념인 현물 거래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처럼 곧바로 현금(대가)을 지급해야 한다.
반면 선물 거래는 당장 돈을 주지는 않는다.
'내가 특정한 미래 시점에 돈을 줄 테니 지금 결정하는 가격으로 물건을 달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선물거래 방식을 쉽게 이해하려면 집을 사고 파는 매매 계약을 떠올리면 된다.
주택매매 가격을 현재 시세에 맞춰 1억원으로 결정하고 한 달 뒤 집을 사는 사람이 1억원을 지급하면 파는 사람은 집을 내주기로 계약했다고 치자.만약 한 달 뒤 가격이 오르더라도 계약 당시의 매매가격으로 집을 건네받기 때문에 한 달 뒤 상품을 지금 가격으로 거래하는 셈이다.
그러나 주택 매매는 장소에 아무런 제약 없이 거래 당사자 간 합의만으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선도계약(先渡契約·forward contract)이라고 한다.
거래 방식은 선물계약(先物契約·futures contract)과 다를 게 없지만 위약금을 물면 주택매매 계약을 해약할 수도 있고 사기당할 위험까지 있다는 점이 선물 거래와의 큰 차이다.
선물 거래는 정부 등의 규제를 받는 장소(거래소)에서만 거래돼야 하고 정해진 기간(보통 매일)마다 시장 가격과의 차액을 결제(marking to market)해야 하며 실제로 물건을 인·수도하기보다는 차액만 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표준화돼 있고 정부 등이 지급 보증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선물 거래는 농·축산물 에너지 귀금속 등의 실물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선물 거래와 통화 금리 주식 주가지수 등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선물 거래로 나뉜다.
선물 거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가 개설된 1848년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 주가지수 선물은 KOSPI200 종목 대상
한국에서 거래되는 주가지수 선물은 거래소 상장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 코스피(KOSPI)200 지수를 매매 대상으로 삼고 있다.
선물거래 대상 KOSPI200 지수는 3개월 단위로 3월,6월,9월,12월의 4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매 종목은 만기일(해당월 둘쨋주 목요일)을 정해놓고 매매된다.
3월물의 만기가 돌아오면 3월물은 곧바로 상장 폐지되고 다음날부터 6월물로 넘어가는 식이다.
만기일에는 그동안 거래된 물량들이 모두 결제돼 청산되거나 다음 월물로 이월되기 때문에 만기일에 임박해 지수가 크게 왔다갔다한다.
이 때문에 신문에서는 선물 만기일을 앞두고 그 효과를 분석하는 기사가 많이 등장한다.
◆선물 거래는 투기적 거래?
선물 거래는 현물 주식거래보다 훨씬 투기적인 요소가 많다.
실제로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선물에 투자하고 있다.
선물 거래에서는 필요한 종잣돈이 현물 거래보다 훨씬 적게 든다.
주식은 매매 주문을 할 때 현금을 곧바로 지급해야 하지만 선물은 주문 금액의 15%만 증거금으로 내면 거래할 수 있다.
가령 1000만원어치의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150만원만 있으면 된다.
따라서 선물 거래는 지렛대처럼 소량의 돈으로 큰 거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가 매우 높다고 표현한다.
주식 신용거래를 할 때보다도 레버리지 효과가 훨씬 크다.
선물 거래에서는 또 가격 변동폭이 일반적으로 현물 주식거래보다 크다.
그만큼 투자자들 사이에 투기적인 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물 거래라고 해서 모두 투기적인 거래로 볼 수는 없다.
원래 선물 거래는 가격 급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사전에 회피할 수 있도록 지금 정한 가격으로 미래 시점에 양·수도할 물건을 거래하게 한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선물 거래자들이 헤지(hedge·위험 회피) 수단으로 선물 거래에 참여하기도 한다.
예컨대 현재 다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시장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주가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선물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경우 헤지 거래에 해당한다.
향후 주가가 떨어질 경우 주식에서는 손실을 보지만 반대로 선물에서는 이득을 얻기 때문에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
지난 7월27일자 한국경제신문에는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한국의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총 25억8700만 계약으로 조사 대상 30개국 시장 중 5년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선물 시장이 도대체 뭐기에 한국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선물 거래와 선도 거래의 차이점
선물 거래(Future trading)는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특정 대상물을 계약 체결 당시 정한 가격으로 인도·인수하는 계약을 말한다.
선물 거래에 대응하는 개념인 현물 거래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처럼 곧바로 현금(대가)을 지급해야 한다.
반면 선물 거래는 당장 돈을 주지는 않는다.
'내가 특정한 미래 시점에 돈을 줄 테니 지금 결정하는 가격으로 물건을 달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선물거래 방식을 쉽게 이해하려면 집을 사고 파는 매매 계약을 떠올리면 된다.
주택매매 가격을 현재 시세에 맞춰 1억원으로 결정하고 한 달 뒤 집을 사는 사람이 1억원을 지급하면 파는 사람은 집을 내주기로 계약했다고 치자.만약 한 달 뒤 가격이 오르더라도 계약 당시의 매매가격으로 집을 건네받기 때문에 한 달 뒤 상품을 지금 가격으로 거래하는 셈이다.
그러나 주택 매매는 장소에 아무런 제약 없이 거래 당사자 간 합의만으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선도계약(先渡契約·forward contract)이라고 한다.
거래 방식은 선물계약(先物契約·futures contract)과 다를 게 없지만 위약금을 물면 주택매매 계약을 해약할 수도 있고 사기당할 위험까지 있다는 점이 선물 거래와의 큰 차이다.
선물 거래는 정부 등의 규제를 받는 장소(거래소)에서만 거래돼야 하고 정해진 기간(보통 매일)마다 시장 가격과의 차액을 결제(marking to market)해야 하며 실제로 물건을 인·수도하기보다는 차액만 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표준화돼 있고 정부 등이 지급 보증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선물 거래는 농·축산물 에너지 귀금속 등의 실물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선물 거래와 통화 금리 주식 주가지수 등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선물 거래로 나뉜다.
선물 거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가 개설된 1848년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 주가지수 선물은 KOSPI200 종목 대상
한국에서 거래되는 주가지수 선물은 거래소 상장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 코스피(KOSPI)200 지수를 매매 대상으로 삼고 있다.
선물거래 대상 KOSPI200 지수는 3개월 단위로 3월,6월,9월,12월의 4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매 종목은 만기일(해당월 둘쨋주 목요일)을 정해놓고 매매된다.
3월물의 만기가 돌아오면 3월물은 곧바로 상장 폐지되고 다음날부터 6월물로 넘어가는 식이다.
만기일에는 그동안 거래된 물량들이 모두 결제돼 청산되거나 다음 월물로 이월되기 때문에 만기일에 임박해 지수가 크게 왔다갔다한다.
이 때문에 신문에서는 선물 만기일을 앞두고 그 효과를 분석하는 기사가 많이 등장한다.
◆선물 거래는 투기적 거래?
선물 거래는 현물 주식거래보다 훨씬 투기적인 요소가 많다.
실제로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선물에 투자하고 있다.
선물 거래에서는 필요한 종잣돈이 현물 거래보다 훨씬 적게 든다.
주식은 매매 주문을 할 때 현금을 곧바로 지급해야 하지만 선물은 주문 금액의 15%만 증거금으로 내면 거래할 수 있다.
가령 1000만원어치의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150만원만 있으면 된다.
따라서 선물 거래는 지렛대처럼 소량의 돈으로 큰 거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가 매우 높다고 표현한다.
주식 신용거래를 할 때보다도 레버리지 효과가 훨씬 크다.
선물 거래에서는 또 가격 변동폭이 일반적으로 현물 주식거래보다 크다.
그만큼 투자자들 사이에 투기적인 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물 거래라고 해서 모두 투기적인 거래로 볼 수는 없다.
원래 선물 거래는 가격 급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사전에 회피할 수 있도록 지금 정한 가격으로 미래 시점에 양·수도할 물건을 거래하게 한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선물 거래자들이 헤지(hedge·위험 회피) 수단으로 선물 거래에 참여하기도 한다.
예컨대 현재 다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시장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주가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선물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경우 헤지 거래에 해당한다.
향후 주가가 떨어질 경우 주식에서는 손실을 보지만 반대로 선물에서는 이득을 얻기 때문에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