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논술특강] 13. 띄어쓰기 제대로 하기](https://img.hankyung.com/photo/200508/2005083003331_2005083096141.jpg)
국어 교과서에는 부록으로 한글 맞춤법,국어의 로마자 표기법,표준어 규정 등이 실려 있다.
그런데 학생들은 이 귀중한 자료를 별로 참고하지도 않고,심지어 이런 부록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물론 모든 내용을 암기하여 실생활에서 활용하기에는 학습 부담이 대단히 크다.
그러나 조금만 살펴보면 일상 언어 생활에서 어려워할 수 있는 내용들이 기본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글 맞춤법 제5장에 규정되어 있는 띄어쓰기의 경우 글쓰기의 가장 기초적인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의식 없이 감각에 의존하여 쓰는 경우가 많다.
띄어쓰기는 기본적으로 각 단어를 띄어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각 단어의 규정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거니와 일부 단어는 품사에 따라 붙여 쓰거나 띄어 쓰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어려움을 느끼는 때가 있다.
학생들의 띄어쓰기에 관한 질문 중 가장 많은 내용은 의존 명사와 보조사의 띄어쓰기 문제이다.
의존 명사는 자립성이 없어 관형어의 꾸밈을 받아야만 쓰일 수 있는 명사를 말한다.
위에서 언급한 '각 단어는 띄어 써야 한다'는 기본 원칙과 의존 명사는 관형어의 꾸밈을 받아야만 쓰일 수 있다는 내용을 결합하여 생각하면 의존 명사는 그 앞 단어와 띄어 써야 함을 알 수 있다.
(가)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지각을 했습니다.
(나) 내일 모임에는 아무 준비할 것 없이 몸만 오면 된다.
(다) 나는 그가 올 줄 알았다.
각 문장에서 사용한 '수,것,줄'은 우리가 글을 쓸 때에 자주 사용하는 의존 명사들이다.
이 때 이러한 단어들의 붙여쓰기와 띄어쓰기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의존 명사 '수,것,줄'의 앞 단어 '어쩔,준비할,올'은 문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어쩔,준비할,올'은 모두 용언을 활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관형어이다.
관형어는 체언을 수식하는 수식언으로 꾸밈을 받을 체언의 앞쪽에 위치한다.
따라서 관형어 다음에 나오는 단어는 '조사'가 아니라 관형어의 꾸밈을 받아서 쓰이는 '의존 명사'임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에 관형어와 의존 명사는 띄어 쓰기를 한다.
그리고 조사의 경우에도 많은 잘못이 드러난다.
'철수가 밥을 먹는다'에서 '가,을'은 바로 주격 조사,목적격 조사이다.
'조사는 체언과 결합하여 사용한다'는 기본적인 문법 지식이 아니더라도 이런 경우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쓴다는 것을 잘 알고 사용한다.
그러나 조금만 더 들어가 문법적으로 질문한다면 많이 당황하면서 고민할 것이다.
(가) 너마저 그럴 줄은 몰랐어.
(나) 당신까지 나를 비난한다면 이젠 그만두겠어요.
(다) 보는 사람마다 그를 칭찬했다.
각 문장에서 사용한 '마저,까지,마다'는 모두 보조사다.
조사는 기본적으로 체언과 결합하여 사용하므로 앞 단어와 붙여 사용한다.
'마저,까지,마다'의 앞 단어 '너,당신,사람'은 모두 체언으로 조사와 결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의존 명사를 앞 단어 관형어와 띄어서 사용하는 것과 달리 보조사는 모두 앞 단어 체언과 붙여 쓰기를 한다.
마지막으로 동음의 단어가 의존 명사와 보조사로 모두 사용되는 경우를 살펴보자.
(가) 어머니의 사랑만큼 큰 사랑은 없다.
(나) 어머니께서 널 사랑하신 만큼 너는 그에 보답해야 한다.
(가)(나) 두 문장에는 모두 '만큼'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가)에서 '만큼'은 앞 단어 '사랑'이 체언인 명사이기 때문에 보조사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붙여 사용하자.
(나)에서 '만큼'은 앞 단어 '사랑하신'이 전성 어미를 활용한 관형어로 사용되었으므로 의존 명사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의존 명사와 보조사는 앞 단어의 성분이 무척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띄어쓰기를 할 때 앞 단어와의 관계를 통해서 구분해 보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가, 을/를'의 격조사를 특별히 따져 보고 띄어쓰기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 언어 습관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준어 사용의 여러 분야에서 우리는 익숙한 언어 습관을 거부하는 것 같다.
논술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사소한 실수가 자주 드러나는 글은 전반적으로 글 쓰는 사람의 사고가 잘 정리되어 있지 않고 기본기가 약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석록 원장 stonelee@megastudy.net
[ 약력 ]
△(전)서울 화곡고 국어교사
△(전)서울시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언어영역 출제팀장
△(전)EBS 언어영역&논술 강사
△(현)대치 메가스터디 원장
<저서> '2008 대학입시 이렇게 준비하라' '언어영역 학습법' 7차교육과정 교과서 '국어생활' '작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