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을 읽다 보면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기사를 가끔 볼 수 있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쉽게 얘기하면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서 사람들이 돈 쓰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소비는 소득의 함수다. 소득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소비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소득이 늘어도 소비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단적으로 같은 직장에서 똑같은 월급을 받는 입사 동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한 달에 쓰는 돈은 다를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자들은 종종 '소비 심리'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그러면 소비 심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정부에서는 소비 심리를 측정하기 위해 '소비자기대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CSI)'라는 것을 매월 조사해 발표한다.

CSI는 매월 특정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다. 설문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현재 경제상황이 6개월 전과 비교해 나아졌다고 생각하십니까' '6개월 후 경제상황이 현재와 비교해서 어떨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등이다. 전자의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사람과 부정적으로 답한 사람의 비율을 따져서 지수화한 것을 '소비자 평가지수'라고 부르고 후자를 지수화한 것을 '소비자 기대지수'라고 부른다. 통상적으로 이 수치가 100보다 낮으면 현재 경제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다.

CSI를 통해 나타나는 소비 심리가 반드시 실제 소비상황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체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수립이나 기업들의 사업계획 수립에 참고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