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소비지출을 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몇 가지 특징적인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소득 계층별로 교육비 지출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의 '도시가계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30% 계층은 전체 가계지출에서 교육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95년 8.2%에서 2004년 9.1%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소득 상위 30% 계층은 이 비중이 95년 9.7%에서 2004년 12.4%로 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잘 사는 사람들일수록 지난 10년간 자녀 교육에 대한 투자를 더 빠르게 늘려 왔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 신입생 중 고소득층 자녀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는 이 같은 교육비 지출 차이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청년층(34세 이하)과 하위소득 계층일수록 주거비 부담이 2000년 이후 높아졌다. 전체 가계 지출에서 주거비 관련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하위 30% 계층의 경우 2000년 4.5%에서 2004년에는 4.8%로 높아졌다.

반면 상위 30% 계층은 2.9%에서 2.6%로 오히려 낮아졌다. 또 청년층의 주거비 지출 비중은 2000년 3.7%에서 2004년 4.9%로 크게 높아진 반면 장년층(50세 이상)은 3.1%에서 3.4%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하위계층과 청년층의 자가주택 보유 비율이 낮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보화의 급진전으로 컴퓨터·휴대폰 구매,통신비 등 정보기술(IT) 관련 소비 지출은 소득계층과 연령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전체 가계 지출에서 IT 관련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6년에는 4.4%에 불과했으나 2004년에는 9.2%로 두배가량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