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사서 들으세요."

1990년대 중·후반 가수들이 새 음반을 낼 때마다 팬들에게 당부하던 말이다.

워낙 불법 복제 음반이 판을 치다 보니 노래가 인기를 끄는 것에 비해 실제 팔리는 음반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을 이용한 음악이나 영화의 무료 다운로드를 둘러싼 지식재산권 침해 논란은 이미 그때부터 문제 거리였던 셈이다.

방송 영화 음악 등 문화 상품은 공공재는 아니지만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공공재와 비슷하다.

공공재는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소비하기 위해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를 일컫는 말로 국방 도로 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서 비경합성은 누군가가 어떤 상품을 소비한다 해서 다른 사람이 같은 상품을 소비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 않음을 뜻한다.

비배제성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사람도 특정 상품을 소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요컨대 문화 상품은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과 무료로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상품들과 차이가 있다.

그런 한편 문화 상품은 오늘날 잘 드러나고 있듯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 낼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복합적인 성격 때문에 문화 상품을 대가 없이 소비하려는 사람들과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 간의 대립도 계속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