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후원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지정 경제교육시범학교인 오금고 2학년 신영경 학생이 경제체험의 일환으로 지난 22일 강원도 정선 5일장 장터를 둘러보고 나서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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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한 산길을 세 시간 정도 달리다 보니 어느덧 아름다운 정선에 도착했다. 선생님 한 분과 학생 두 명으로 조를 나눠 단돈 1만원을 가지고 7가지 이상 물건을 사는 게임을 했다. 1만원으로 7개나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일단 장터로 향했다. 평소 보던 시장의 모습과 많이 다르진 않았지만 장이 서지 않는 날에는 이곳이 모두 텅 빈다는 생각을 하니 신기했다.

이곳은 산골이기 때문에 생선이 약간 비쌌다. 그래서 주제를 카레라이스로 선택하고 채소를 사기로 했다. 장터의 묘미라고나 할까? 흥정을 했다. 1500원짜리 호박을 사면서 고구마도 하나 얻고,오이도 하나 얻었다. 한 바구니 단위로 파는 물건을 조금씩 덜어서 사기도 하고,안 된다고 하시는 아주머니께 아양도 떨어보았다.

그 결과 우리 조는 19가지나 되는 품목(1등 팀은 25가지를 구입)을 살 수 있었다.

원래 정선 5일장은 국내 산물만 거래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엔 북한산과 중국산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정선 5일장은 자그마한 장터였으나 정선군이 철도와 연계해 정선5일장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했다. 4월부터 11월까지 철도를 운영하고 관광코스로 만들어 군내에서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날에는 장터에 도우미도 배치해 관광객들의 편의도 돕고 있었다.

밥을 먹고 화암동굴로 갔다. 네 가지 테마로 이뤄진 화암동굴은 크게 금광과 석회굴로 나눌 수 있다. 금광은 처음 보았다. 사다리 하나에 의존하며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일을 했다니…. 금을 위해 희생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 희생자들이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그 금이 모두 일본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이다. 금은 아주 미묘하게 바위에 가루처럼 붙어있었는데,그것을 캐서 가공한다는 사실도 참 놀라웠다.

석탄산업이 활성화됐을 때에는 정선에 14만명의 인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폐광이 된 지금 10만명이 떠나 4만명만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안흥에 들러 선생님들이 찐빵을 사셨다. 나도 살까 하다가 안 샀는데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안흥찐빵이 왜 유명한 걸까? 안흥이 아닌 곳에서 안흥찐빵이라는 이름을 붙여 팔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안흥 지역에서만 팔게 되었고,그들 나름대로 카르텔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안흥찐빵마을협의회도 있다고 하니 다른 지역에서의 제조는 어렵게 됐다.

처음 가본 정선의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까지 담아 올 수 없어 아쉬웠지만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사보지 못했던 우리들에게 전통장터체험과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농촌주민들의 모습은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