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은 게 있다.

"어느 유치원 나오셨어요?"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기자는 많은 사람들의 '유치원 졸업증명서'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유치원을 나왔길래 질서 하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일까.

아침 출근 시간 서울 신도림역을 가보면 50m달리기 경주장에 잘못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전철에서 내리기 무섭게 뛰는 사람들….누구하나 넘어지면 그저 밟힌 목숨이다.

'경제대국 12위'라는 명함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2001년 세계무역센터에서 일어난 9·11테러 당시,그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을 밀치며 뛰어나오는 미국인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침착하게 질서를 지키며 나왔기에 많은 사람들이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고층 빌딩에서 테러폭격이 일어난 모습을 상상해보자.사망자 과반수의 사망 원인은 '폭격으로 인한 부상'이 아니라 '몸싸움으로 인한 부상'일 것이다.

질서는 이론이 아닌 실천이다.

수능을 준비하는 땀방울의 100분의 1 정도만 소모하면 이룰 수 있는 것이 바로 질서다.

대한민국 사람들 속에 내포한 "남이 안 하면 나도 안 한다"는 군중심리는 이제 반드시 고쳐야 할 때가 왔다.

하는 둥 마는 둥의 솜털 회초리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적극적인 캠페인과 질서교육을 해야 하고 회초리가 필요하다면 써야 한다.

질서는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이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유치원 때 배운 질서교육을 철저하게 복습해보자."유치원도 해외로 유학을 가야 한다"는 농담이 진담이 돼서는 안 된다.

오지혜 생글기자(서울 오류고 2학년) jiheay3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