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지난 8일 치러진 1학기 수시모집 논술고사 문제를 공개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고려대 논술고사를 '본고사'라기 보다는 '통합교과형'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했다.

수리논술의 경우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보다 원리를 이해하면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값을 계산하시오'와 같이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수리적 판단력과 정보에 대한 이해,서술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쪽으로 출제됐다.

수학적 계산 능력보다는 생각의 전개 과정을 측정하려는 전형적인 논술시험 형태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수시1학기 논술이 2008학년도부터 도입되는 통합교과형 논술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각 대학이 2008학년도 이후 대입부터 논술의 비중을 강화하기로 하고 문제 유형을 개발하는 중이어서 고려대의 논술 유형은 다른 대학의 출제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난이도가 높은 데다 학교에서 '통합교과형'으로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공교육만 받은 학생은 풀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순영 메가스터디 강사(수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수학적 풀이과정을 적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적는다는 점에서 통합교과형이라고 보는 게 맞다"며 "다만 학생들이 학교 교육만 받고 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올해 수시논술을 치른 서강대·이화여대 등은 '본고사 논란'을 의식해 문제를 공개하지 않았다.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