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 기업들의 하청기지 쯤으로 여겨졌던 중국 기업들이 이제는 자신의 브랜드를 달고 한국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이얼은 초저가 가전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년 5월 한국 법인을 설립할 때만 해도 미니세탁기 와인냉장고 등 틈새 시장만 노렸으나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프리미엄 제품인 LCD TV 등을 늘리고 있다.

중국 MP3플레이어 업체인 AVC는 '아이리버'로 유명한 레인콤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공급하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 '사인'이란 자체 브랜드로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역시 국내 기업용 통신장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철강업체들도 한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1,2위 업체인 바오산강철과 안산강철은 이미 한국에 사무소를 설립했다.

중국 공구강 및 금형강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동북특강그룹 역시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상태.재계 관계자는 "중국의 공습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기술격차가 큰 만큼 당장 위협이 되는 건 아니지만 한국 기업들이 원가 절감 노력과 기술개발을 게을리할 경우 중국 기업에 따라잡히는 일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