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복제는 이제 세계적으로 널리 이뤄지고 있는 현상이 됐다.
첫 복제동물인 양 '돌리'가 세상에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동물 복제에 대한 논란은 많이 수그러들었다.
최근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구'로 불리는 개(스너피)를 복제했는데도 윤리 논란은 그다지 소란스럽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황 교수의 연구 업적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입힐 것을 우려해서인지 '생명과학의 윤리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이제는 동물복제기술 그 자체 보다는 오히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복제 문제가 윤리적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생명체를 복제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가치판단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과 윤리 문제는 떼어낼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극한까지 내달리려는 과학기술과 결코 넘어서는 안될 금기선을 제시하려는 윤리 사이의 원초적인 충돌 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한 남자가 있다.
오염된 지구 환경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거대한 건물 안에서만 산다.
유일한 소망은 마지막 남은 지구 최후의 낙원인 '섬'으로 떠나는 티켓을 얻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우연히 발견한 것은 섬으로 떠난 동료들의 심장과 폐가 떼어내진 채 폐기되는 모습.비로소 그는 자신 역시 누군가 자기와 똑같은 사람의 치료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임을 알고 경악하게 된다.
최근 개봉돼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 '아일랜드'의 스토리다.
아일랜드는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는 미래 사회를 다룬 영화다.
물론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게다가 영화에서처럼 단시간에 복제 인간을 성인으로 키울 수 있게 될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현재 과학계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인 인간 복제를 다뤘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생명공학 시대의 윤리문제
호랑이와 사자의 교배종인 라이거,정자와 난자를 실험실에서 수정시킨 시험관 아기,유전자를 조작한 동물과 식물,그리고 복제 동물과 인간 복제 배아.생명공학의 발달과 함께 윤리 문제를 일으켰던 사례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생명 탄생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생명 탄생은 자연의 권한'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힌 것으로,'과학기술의 효용성'을 믿는 사람들은 질병을 치료하고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여긴다.
시험관 아기처럼 사회적 합의에 의해 보편화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전히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각각의 사례들이 처음 나왔을 때는 물론 거센 반대 의견에 부딪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허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동물복제 논란의 의미
동물 복제는 이미 전 세계에서 유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복제 양 '돌리'를 시작으로 최근엔 황우석·이병천 교수팀이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적용된 체세포 복제 기술은 한 동물의 몸에 있는 체세포를 떼어내 암컷 난자에 정자 대신 넣어 수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체세포를 제공한 동물과 그 복제 동물의 관계는 무엇일까라는 원초적인 의문이 든다.
복제 개 스너피는 체세포를 제공한 아프간하운드의 자식인가 아니면 그 자신인가.
대리모 역할을 한 개와의 관계를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
아직까지는 스너피를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라는 과학적 표현 외에는 마땅히 부를 말이 없다.
복제가 인간의 영역으로까지 침범하면 현대사회의 윤리관으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제,특히 인간 배아 복제에 관한 연구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이 기술을 치료용으로 활용했을 때 기대되는 매력적인 효과 때문이다.
불치병으로 알려진 척수마비,뇌질환 등을 정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 기술이 제시하고 있다.
◆인간 복제는 가능한가
상당수 과학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이미 복제 기술이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인간 복제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극소수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인간 복제가 가능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인간 복제는 생명공학 기술이 넘지 말아야 할 마지막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물론 먼 훗날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
첫 복제동물인 양 '돌리'가 세상에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동물 복제에 대한 논란은 많이 수그러들었다.
최근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구'로 불리는 개(스너피)를 복제했는데도 윤리 논란은 그다지 소란스럽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황 교수의 연구 업적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입힐 것을 우려해서인지 '생명과학의 윤리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이제는 동물복제기술 그 자체 보다는 오히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복제 문제가 윤리적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생명체를 복제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가치판단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과 윤리 문제는 떼어낼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극한까지 내달리려는 과학기술과 결코 넘어서는 안될 금기선을 제시하려는 윤리 사이의 원초적인 충돌 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한 남자가 있다.
오염된 지구 환경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거대한 건물 안에서만 산다.
유일한 소망은 마지막 남은 지구 최후의 낙원인 '섬'으로 떠나는 티켓을 얻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우연히 발견한 것은 섬으로 떠난 동료들의 심장과 폐가 떼어내진 채 폐기되는 모습.비로소 그는 자신 역시 누군가 자기와 똑같은 사람의 치료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임을 알고 경악하게 된다.
최근 개봉돼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 '아일랜드'의 스토리다.
아일랜드는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는 미래 사회를 다룬 영화다.
물론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게다가 영화에서처럼 단시간에 복제 인간을 성인으로 키울 수 있게 될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현재 과학계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인 인간 복제를 다뤘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생명공학 시대의 윤리문제
호랑이와 사자의 교배종인 라이거,정자와 난자를 실험실에서 수정시킨 시험관 아기,유전자를 조작한 동물과 식물,그리고 복제 동물과 인간 복제 배아.생명공학의 발달과 함께 윤리 문제를 일으켰던 사례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생명 탄생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생명 탄생은 자연의 권한'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힌 것으로,'과학기술의 효용성'을 믿는 사람들은 질병을 치료하고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여긴다.
시험관 아기처럼 사회적 합의에 의해 보편화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전히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각각의 사례들이 처음 나왔을 때는 물론 거센 반대 의견에 부딪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허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동물복제 논란의 의미
동물 복제는 이미 전 세계에서 유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복제 양 '돌리'를 시작으로 최근엔 황우석·이병천 교수팀이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적용된 체세포 복제 기술은 한 동물의 몸에 있는 체세포를 떼어내 암컷 난자에 정자 대신 넣어 수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체세포를 제공한 동물과 그 복제 동물의 관계는 무엇일까라는 원초적인 의문이 든다.
복제 개 스너피는 체세포를 제공한 아프간하운드의 자식인가 아니면 그 자신인가.
대리모 역할을 한 개와의 관계를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
아직까지는 스너피를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라는 과학적 표현 외에는 마땅히 부를 말이 없다.
복제가 인간의 영역으로까지 침범하면 현대사회의 윤리관으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제,특히 인간 배아 복제에 관한 연구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이 기술을 치료용으로 활용했을 때 기대되는 매력적인 효과 때문이다.
불치병으로 알려진 척수마비,뇌질환 등을 정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 기술이 제시하고 있다.
◆인간 복제는 가능한가
상당수 과학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이미 복제 기술이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인간 복제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극소수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인간 복제가 가능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인간 복제는 생명공학 기술이 넘지 말아야 할 마지막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물론 먼 훗날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