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컴퓨터(PC)는 일상에서 접하는 디지털 기기의 하나다.

PC 없이 살아가는 삶을 그리기는 힘들다.

인터넷 검색과 문서 작업,음악·동영상 감상,온라인 게임 등 PC로 할 수 있는 일은 그야말로 다양하고 일상적이다.

반가운 소식은 최근 PC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가격 파괴'라는 용어를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요즘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 가격은 휴대폰 가격에 비교될 만큼 낮아졌다.

보급형 브랜드 데스크톱 컴퓨터 가격은 중가 휴대폰 가격인 40만∼50만원대로 떨어졌고,노트북은 고가 휴대폰과 비슷한 100만원 안팎의 저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불과 3년여 전만 해도 데스크톱은 100만원대 초반,노트북은 200만원 이상 줘야 '쓸 만한' 제품을 건질 수 있었다.

◆데스크톱,어디까지 내려갈까

데스크톱 컴퓨터는 조립 PC가 워낙 확산돼 있어 가격을 논하는 게 무의미할 수 있다.

조립 PC는 사양을 간소하게 할 경우 저가 휴대폰 또는 MP3플레이어 수준인 20만∼30만원대에서 가격을 맞출 수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유명 PC업체가 판매하는 브랜드 PC의 가격 파괴가 두드러진다.

국내 PC 시장에서 '가격 파괴의 선봉장'은 미국 델컴퓨터다.

델은 지난 4월 40만원대 데스크톱(모델명 디멘션3000)을 내놓아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인텔의 차세대 마더보드 규격인 BTX 기반의 제품(디멘션5100)을 60만원대에 선보였다.

최신 BTX 제품은 발열과 쿨러팬 소음이 적은 게 특징이다.

인텔의'945G' 칩셋을 장착하고 있어 '듀얼코어' 기반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끼워넣을 수 있다.

듀얼코어 PC란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의 핵심인 '코어'가 2개 달린 고성능 제품이다.

기본 사양은 펜티엄M 프로세서 521(2.8㎓)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80GB,메모리 256MB DDR2 등이다.

용산전자상가 판매상들은 "주요 메이커들이 저렴하고 성능도 괜찮은 데스크톱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며 "요즘 삼성 HP 등 웬만한 브랜드 PC도 70만∼80만원 정도만 주면 학습이나 업무용으로 무리없는 성능을 발휘하는 좋은 데스크톱을 장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첨단 소노마 노트북도 100만원대 초반

노트북 가격은 아직까지 논쟁의 여지가 많다.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노트북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격이 대폭 낮아진 저가 노트북이 부쩍 늘었다.

중국산 제품은 60만∼70만원짜리도 나와 있을 뿐 아니라 삼성 LG 도시바 IBM 등 브랜드 노트북도 100만원 이하의 제품이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

최근엔 인텔 최신 모바일 플랫폼인 '소노마' 기반의 100만원대 첨단 노트북도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델컴퓨터는 지난 5월 14.1인치 소노마 노트북 '래티튜드 D510'을 99만9000원(부가세 별도)에 선보였다.

부가세를 포함해도 108만원대.한국후지쯔도 최근 109만원짜리 소노마 노트북 '라이프북 C1320'을 내놓았다.

CPU는 펜티엄M,HDD 60GB,메모리 256MB DDR2 등 사양도 양호하다.

삼보컴퓨터도 최근 150만원대 13.3인치 소노마 노트북 '에버라텍 4200'을 내놓았다.

이 모델은 메모리 512MB,HDD 80GB 등의 사양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대다.

노트북 가격 파괴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PC공룡' 레노버(렌샹)를 비롯 대형 가전업체인 하이얼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정세희 팀장은 "아직도 국내 시장의 노트북 가격에는 거품이 꽤 남아 있다"며 "외국 동향을 감안하면 150만원대 제품이 100만원 선으로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고성연 한국경제신문 IT부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