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선] 상하이까지 2시간 ‥ 교통혁명 예고

배와 비행기의 중간 형태인 위그선(Wing-In-Ground effect Ship)이 바로 그것이다.


'하늘을 나는 배'로 불리는 위그선은 바다 위를 낮게 떠서 최고 시속 500km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위그선이 상용화되면 사람은 물론 화물 이동이 지금보다 훨씬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은 위그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교통혁명을 불러올 차세대 이동 수단 위그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위그선이 상용화되면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공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해안지역 주민들이 해외로 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한국의 서해안에서 위그선을 이용해 중국 동쪽 해안지대로 가는 시간은 2~4시간이면 충분하다.


공항까지 가서 짐을 부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위그선이 훨씬 빠를 가능성이 크다.


비용도 비행기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그선은 항공기보다 연료가 훨씬 덜 들기 때문이다.


물론 비행장까지 위그선을 이용해 갈 수도 있다.


군산 목포 등지의 주민이 위그선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면 육상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보다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류 혁명도 기대된다.


위그선을 이용하면 아침에 중국에서 수확한 야채를 저녁이면 서울의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다.


바다에서 갓 잡은 생선도 같은 방법으로 운송할 수 있다.


수입 농수산물은 유통 기간이 길어 과다한 방부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시급을 다투는 화물을 위그선으로 저렴하게 보낼 수도 있다.


인천에 사는 주부가 상하이에서 유학 중인 아들에게 김치를 보내려면 김치값의 두세 배에 달하는 국제특송 요금을 물어야 하지만 위그선을 이용하면 그 비용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다.


반도체 휴대폰 등 항공기를 통해 운반하던 수출품들도 위그선으로 운송될 것이다.


20인승급 소형 위그선은 관광용으로도 적합하다.


세계적으로 도서군도 관광은 선박 또는 소형 항공기에 의존하고 있다.


선박은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고 항공기는 값이 비싸다.


일반인이 마음놓고 이용하기에는 공항이 가깝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고속이고 안전한 위그선을 활용하는 관광상품이 개발될 것이다.


위그선은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로 도서지역을 관광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2인승급 이하 위그선은 취미삼아 운전할 수도 있다.


12인승 이하 위그선은 현행법상 동급의 레저용 모터보트에 준하는 자격 요건을 갖추고 초경량 항공기 조종기술만 갖추면 누구나 운전할 수 있다.


낙도지역도 1일 생활권에 완전히 편입된다.


한국은 연안 100km 이내에 많은 섬들이 있다.


섬지역 교통환경은 아직도 열악하다.


육지로부터 운항되는 여객선의 속도는 통상 시속 10km 안팎으로 사람과 물자 수송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위그선은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


고속철도인 KTX로 인해 서울과 부산이 2시간권으로 묶인 것과 똑같은 효과가 섬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것.


사고현장에서 항공기는 광범위한 구역을 신속하게 탐색하고 사고 지역에 빨리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자 위치 확인에 많이 투입된다.


그러나 항공기의 역할은 생존자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급품이나 생존 장비를 투하하는 데 그친다.


만약 위그선을 이용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위그선은 지면효과를 이용해 고도를 1~5m 정도로 유지하면서 해상구조 활동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시 고도를 300m 이상으로 상승시켜 해상 탐색활동도 가능하다.


탐사 비행기와 구조선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송형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