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조사한 결과 2개교 학생 65명 중 24명이 두발을 강제로 잘렸고,63명 중 42명은 다른 학생이 잘리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육부가 실시한 두발제한 실태조사 결과 전국 고교의 91.1%(1924개)와 중학교 92.6%(2761개)가 학생 두발을 제한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중학교 32개교와 고교 44개교에서 이발기나 가위로 학생의 두발을 자른 사례가 발생했다고 인권위는 밝혔다.

이렇듯 많은 학생들이 아직도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데,학생들은 왜 스스로의 인권을 찾으려 하지 않는 것일까? "내신,수능,논술을 준비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인권을 주장하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또 학교에선 학생들이 입시에 성공해 학교의 명예를 높여주기를 바라지,인권 운동하는 학생이 있으면 마치 공산당 같은 취급을 해서 웬만큼 용기 있는 학생이 아니고서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고 생활하죠." 서울시 H고 2학년 K군의 말이다.

실제로 지난 5월 광화문 정통부 앞마당에서 스스로의 인권을 지키고자 나선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던 적이 있는데,예상과 달리 비교적 적은 수의 학생들만 참여했다.

'일진회' 사건을 시작으로 '두발규정의 완화'나 '학생체벌금지' 등의 학생 인권문제가 큰 화두가 됐던 연초의 분위기를 생각해 본다면 의아한 일이었다.

이렇게 학생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기 힘든 근본적인 원인은 '대학입시'에 있다.

치열한 '입시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학생들은 무시되는 인권에 대해 조금 참고 넘어가자는 안일한 생각을 하게 되고,결국 이런 현실 속에 학생 인권보호의 목소리는 미미하게 사라져 가는 것이다.

학생은 피교육자이기에 앞서 인간이다.

인간에겐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인권이란 것이 있다.

교육을 명분으로 인권을 무시하고,또 그런 인권을 지키고자 하는 것을 억압하는 교육은 그 본질을 잃은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은 '인권후진국'에서 영구히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정민 생글기자(강원 춘천고 2년) puhaha2000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