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린 것은 지난 2002년 7월 이후 무려 3년 만이다.

오가와 다카하라 S&P 이사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마지막으로 올린 2002년 이후 한국의 은행은 여러 측면에서 좋아졌다"며 "일부 기업에 대한 여신 편중 현상이 크게 완화됐고 위험관리 시스템도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원화 환율이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인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 주요 무역 상대국의 통화와 비교해 볼 때 원화의 상승(환율하락)폭이 과거에 비해 커졌기 때문에 대외악재가 불거졌을 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여전히 신용등급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남아 있으나 6자회담 재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S&P는 이와 함께 한국 주요 은행과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의 신용등급도 무더기로 높였다.

SK텔레콤 한국씨티은행 예금보험공사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서울시 대구시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도로공사 토지공사 주택공사 철도공사 수자원공사 등 14곳의 신용등급은 종전 'A-'에서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A'로 한 단계 높아졌고 기업은행 농협 수협 등 3곳의 등급은 'BBB+'에서 'A-'로 올랐다.


-국가신용등급이 오른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무려 3년 만에 이뤄졌다니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신용등급이 올랐어도 지금 경기가 매우 나쁘니….

S&P 무디스 피치와 같은 국제 신용평가회사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때는 언제 올까.

외환위기 이후 국가신용도 추락으로 감내해야 했던 고통 때문에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우리 사회에서 과대평가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재석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