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블루오션으로] 발상바꾼 전혀 다른 제품 대박비결은 '블루오션'

오늘은 기업 경영 전략에 대한 다소 어려운 주제를 다룬다.


여러분 학생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듯이 기업 경영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영 전략은 대부분 경쟁하는 상대방을 거꾸러뜨리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몰두해왔다. 그러나 경쟁자를 쓰러뜨리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더욱 큰 성공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바로 블루오션론이다.경쟁자들이 피를 흘리며 싸우는 시장을 레드오션이라고 한다면,경쟁자가 없는 시장은 블루오션(푸른 바다)이라고 부를 수 있다.블루 오션을 창출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실제로 성공한 대부분 기업들은 경쟁자와 싸워 이겼다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경우가 많다.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 등이 모두 그런 경우다.



웅진식품은 외환위기로 소비가 극도로 위축됐던 1990년대 후반,'초록매실' '가을대추' '아침햇살'로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 메이저 음료 회사들은 생존을 위해 상대방 제품을 벤치마킹하거나 외국의 히트 상품을 수입하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웅진식품은 기존 음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대안(alternative)을 찾는 소비자들을 주목했다.


수개월간의 조사 결과 이런 사람들은 커피나 콜라 같은 자극적인 음료보다 몸에 좋은 마실 거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땅에서 나는 매실 대추 쌀 등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고 맛도 좋은 음료를 만들면 커피나 콜라를 외면하는 이런 비(非)고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초록매실 가을대추 아침햇살 등이었다.


결과는 대히트.초록매실은 출시 8개월 만에 1억병이 팔렸다.


"초록색 병이 모자라서 팔 수 없을 정도였다"고 조운호 웅진식품 사장은 설명했다.


기존 음료의 주 타깃인 젊은 층은 물론 그동안 음료시장에서는 비고객으로 분류됐던 중·노년층까지 사로잡았다.


이렇게 해서 전통 재료로 만든 건강 음료 시장이란 블루오션이 만들어진 것이다.


기업들은 경쟁이 심해질수록 기존 고객들에게 더욱 집착하며,고객의 서로 다른 취향에 맞춰 시장을 세분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은 기존 상품의 매출을 갉아먹는 것은 물론 큰 시장을 창출하기 어렵다.


하지만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선 기존 고객보다는 비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


비고객이란 좁게 보면 우리 상품을 쓰지 않고 다른 회사,다른 기능의 상품을 쓰는 사람이다.


조금 더 넓히면 우리 업종에는 관심이 없고 다른 업종에서 욕구를 채우는 소비자들이다.


아주 넓게 보면 우리 상품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사람들까지 포함시킬 수 있다.


비고객을 사로잡기 위해선 이제껏 반성 없이 그어온 시장의 경계를 재구축해야 한다.


영화산업을 예로 들어보자.주말 저녁 관객들로 북적대던 서울 강남의 모 영화관이 어느 날부터 한산해졌다면 보통 인근에 새로운 극장이 생겼다고 판단하기 쉽다.


이는 기업 간 경쟁이 동일 업종이나 같은 산업 내에서만 이뤄진다는 고정 관념에서 비롯된 결론이다.


고객들의 시각에서 보면 달라진다.


A영화관을 가지 않는 사람은 대개의 경우 B영화관이 아니라 전혀 다른 대안을 찾는다.


영화관 대신 안락한 의자와 무료 주차장을 갖춘 레스토랑이나 커피숍 백화점 전자오락실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비고객을 사로잡기 위해선 그들이 원하는 안락한 의자와 무료 주차장,레스토랑이나 커피숍,오락실 등을 가미한 새로운 영화관을 설립하면 된다.


그런 사고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CJ CGV나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렉스다.


이처럼 블루오션은 전적으로 새로운 업종과 상품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업종 분야에서도 발상을 바꾸면 얼마든지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


생글생글 독자들이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새로운 생각으로 무장한 새로운 접근으로 사업을 성공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것을 왜 저렇게 하지? 내가 하면 전혀 다른 방법으로 해볼텐데…"하는 사업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보자.물론 대학에 진학해 해당 분야에 대한 좀더 깊은 지식을 쌓은 다음에 말이다.


신희철 한국경제신문 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ksk30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