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21일 오후 위안화를 2.1% 전격 절상했다.

(생글생글 창간호 6월7일자 참조)

인민은행은 이날 국영TV로 방영된 성명을 통해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폐지하는 대신 주요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을 기반으로 하는 변동환율제로 전환하고,환율을 달러당 8.28위안에서 8.11위안으로 절상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변동폭이 상하 0.3%인 새로운 환율 시스템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8시)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바스켓 제도는 무엇인지,또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한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어휴 정말 어렵군!)


◆위안화를 절상한 이유는?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한 것은 미국 등 외국의 압력이 거센 데다 국내 경제도 과열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등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실제 가치보다 낮게 유지하면서 수출을 부추긴 결과 중국에는 과도한 무역 흑자를,외국에는 무역 적자를 안겼다는 주장을 했다.

위안화를 절상해 중국 상품의 수출 가격을 지금보다 10% 이상 높여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라는 주장이었던 것이다.

중국은 이 같은 요구를 일부 수용해 결국 위안화를 2.1% 절상했다.

미국 등이 요구했던 10% 절상에는 아직 한참 거리가 있는 소폭의 절상이다.

중국 내부의 경기 과열도 위안화를 절상한 이유였다.

지난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9.5%로 예상보다 높았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부동산 급등,물가 상승 등 거품 경제가 형성될 가능성도 높았다.

이 때문에 위안화 절상을 통해 수출을 줄이고 수입 물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경기를 냉각시키자는 것이 이번 조치의 목표였다.

오는 9월로 예정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정치적 의미도 적지 않았다.

이번 절상 직전 미국에 미리 통보해준 것이 그러한 제스처의 하나다.

◆절상이 뭐지?

중국은 1997년 이후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8.28위안 수준에서 묶어왔다.

누구나 중국 은행에 1달러를 주면 8.28위안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또 중국 기업은 국내에서 8.28위안짜리 물건을 수출하면 1달러씩 받을 수 있었다.

위안화를 달러당 8.11로 절상하면 중국 기업은 같은 1달러를 수출하고도 받는 돈이 8.28에서 8.11로 줄어든다.

소위 수출 억제 효과다.

중국에 유학간 형에게 보내야 하는 돈은 2.1% 만큼 늘어난다.

물론 수입할 때는 지불해야 할 돈이 달러당 8.28에서 8.11위안으로 낮아진다.

수입 물가가 낮아지는 이유다.

그런데 8.28에서 8.11로 되는 것이 왜 절상이지? 학생들이 궁금한 것은 아마 이 대목일 것이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달러에 대한 교환 비율이다.

위안화 8.28위안이라는 것은 달러에 대해 그렇다는 말이다.

정확하게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의 8.28분의 1에서 8.11분의 1로 바뀌었다.

그래서 환율이 낮아진 만큼 위안화 가치가 높아진 '절상'이다.

일일이 몇분의 1,이렇게 쓰기 귀찮기 때문에 줄여서 8.28에서 8.11이 됐다고 말하는 것일 뿐 실제 내용은 8.28분의 1에서 8.11분의 1로 되는 것이다.

◆페그제와 바스켓은?

페그(peg)제는 말 그대로 위안화 환율을 달러에 페깅(고정)시킨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위안화 가치가 급변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계 통화인 달러화에 자국 통화 가치를 고정시킨 것이다.

환율은 시장 원리에 맞게 변동하는 것이 좋지만 성장기의 소규모 경제에서는 약간의 보호막도 필요하다.

중국은 이번에 고정 환율의 보호막을 일부 걷어내고 새로운 보호막인 바스켓을 택했다.

'복수 통화 바스켓'제는 말 그대로 여러 나라 통화를 한 바구니에 넣고 평균값을 구해 그 값에 위안화 가치를 연동시킨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이 복수통화 바스켓제를 시행했다.

이런 제도는 고정 환율보다는 유연하지만 어찌 보면 환율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달러는 올랐지만 엔화가 떨어진다면 평균값의 변동은 제로다.

결국 여러 나라 통화를 바구니에 담아 평균값의 변동을 최소화하자는 전략이다.

이 바구니에 어떤 나라의 통화를 넣었는지는 아직 비밀이다.

다만 국제 금융계에서는 왼쪽 작은 박스 기사와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짐작하는 정도다.

김남국·정지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