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는 종종 전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실제로 지난 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축구 때문에 전쟁을 치렀을 정도다.

그만큼 축구가 인기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도 다른 어떤 종목보다 축구에 집중된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경우 지멘스, 보다폰 등 유럽 지역의 글로벌 기업들이 총 출동해 치열한 광고전을 벌인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이 축구 전쟁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지난 4월28일 영국 프로축구 첼시와 리버풀이 맞붙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이 대표적인 경우다.

전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집중됐던 이날 경기의 두 후원사는 공교롭게도 국내 전자업계의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였다.

삼성전자는 경기 이틀전인 4월26일 첼시와 5년간 공식후원 계약을 맺었다.

후원 비용만도 무려 1000억원.

LG도 지난 3월 리버풀과 2년간 휴대폰 부문을 후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가 이 계약에 들인 돈은 100억원 정도다.

이에 따라 양 팀은 올 시즌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자웅을 겨루고 있다.

첼시와 리버풀의 이날 경기는 유럽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는 국내 기업들의 대리전이 된 셈이다.

- 경기 결과는 어땠을까. 1차전에서 양팀은 0 대 0 무승부. 하지만 뒤이어 5월4일 열린 2차전에서 리버풀이 첼시를 1대 0으로 이겨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올랐지. 양팀은 올 시즌에도 우승컵을 놓고 다툴 전망인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포츠 마케팅 전쟁도 본격화되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