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용어는 '유희(遊戱)하는 인간'이란 뜻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놀고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는 의미다.

20세기 초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호이징가(1872∼1945)가 제창한 이 개념은 스포츠에 열광하는 많은 사람들과 딱 맞아 떨어진다.

스포츠야말로 문화 언어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만국의 공통어다.

물론 유희에는 비용이 들게 마련이며 스포츠 역시 경제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늘날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역시 마찬가지다. 조(兆)단위를 넘나드는 막대한 행사비용을 대는 기업들이 있고 전 세계의 소비자들은 경기를 매개로 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와 접점을 갖는다.

스포츠 최고의 미덕은 일정한 룰 속에 공정한 경쟁과 아름다운 승복이 있고,또한 치열한 승부 속에 인간 승리와 불퇴전의 드라마가 생겨난다는 것.

사람들은 이런 스포츠에 손쉽게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고 기업들은 그 찰나의 경제성을 놓치지 않는다.

코카콜라와 에비앙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스포츠를 활용해 성공가도를 달려온 기업들이다.

과거 국내 제과업계의 라이벌 롯데와 해태가 프로야구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시절,전날 승패의 결과에 따라 제품 판매액이 50% 정도나 들쭉날쭉했다는 사실은 우리의 소비행태가 부지불식간에 스포츠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스포츠 마케팅은 너무도 상투적이고 고전적인 경영기법이 됐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전략적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