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이 발표한 '2008학년도 대입 전형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비중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논술고사 비중을 늘리는 만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력은 줄어들게 된다.

서울대는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수능성적을 지원자격 기준으로만 활용하고 논술비중을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2008학년도부터 수능성적 등급화로 변별력이 떨어짐에 따라 대학들이 수능 대신 논술 비중을 강화한 것.

내신성적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유보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중심으로 한 대입전형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이다.

그러나 대학들은 새로운 내신 산출 방식에 대해 아직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수시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70%까지 뽑는 대학도 나타나 상대적으로 정시모집 인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서강대는 수시1학기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10%를,수시2학기에서 60%를 각각 선발하고 정시모집에서는 30%만 뽑기로 했고 이화여대는 수시모집에서 60~70%,정시모집에서 30~40%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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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2008학년도 입학전형에서 내신 성적 위주의 '지역균형선발전형',특기 능력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 '특기자전형',교과통합형 논술고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시모집' 등 3개 유형으로 각각 입학정원의 3분의 1가량을 뽑는다.

이에 따라 2006학년도 모집정원의 17%를 뽑는 특기자 전형과 21%를 뽑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의 비중은 2008학년도에 각각 30% 내외로 늘어나며 정시모집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정시모집에선 수능성적은 지원자격 기준으로만 활용하고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의 비중을 50%까지 강화한다.

◆논술 비중 높아지는 정시모집

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정시모집 일반전형의 경우 수능시험 성적은 지원자격 기준으로만 사용되며 논술고사,학생부,면접고사,예체능계열 실기고사를 통해 합격자를 뽑겠다"고 말했다.

논술고사 비중은 50%까지 강화되고 면접고사 비중은 축소될 예정이다.

인문ㆍ자연계열을 포함한 대부분의 모집단위에서 실시되는 논술고사는 고교 교육 과정에 기초한 통합교과 형태의 문제가 다양한 유형으로 출제돼 독서를 통한 창의적 사고력과 분석능력을 측정하게 된다.

이 본부장은 "단일 문항을 주고 2500자 내외를 쓰도록 하는 현행 논술고사와는 달리 문항도 복수로 하고 길게 쓰는 문항,짧게 쓰는 문항을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모집단위별로 다른 영역의 논술고사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

즉 인문계열은 역사와 사회,언어와 문학,철학과 예술,자연과학 등의 영역에서,자연계열은 인문과 사회과학,수리,과학 등의 영역을 치를 수 있다.

서울대는 또 영어 지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우리말로 쓰도록 하는 유형은 출제할 수 있으나 영어 영역을 단순히 번역토록 하는 유형은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말로 된 지문을 읽고 영어로 응답토록 하는 문제도 출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대는 올 10월 2008학년도 입학전형의 논술고사 예시문항을 발표한다.

등급으로 반영되는 내신 교과 성적의 비중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며 예체능 과목은 일정 점수 이하를 받은 경우에만 감점 처리된다.

◆내신 위주의 지역균형선발제

고교 졸업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인문ㆍ자연계열에서 고교장 추천을 통해 고교별로 3명 이내 인원이 지원토록 한 뒤 1단계에서 교과 성적으로 모집 인원의 2배수 이내를 선발하고 2단계 전형에서는 1단계 교과 성적ㆍ서류평가ㆍ면접고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역균형선발전형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고교 교과 성적을 위주로 평가받게 되며 비(非)교과 영역과 면접고사는 보완적 전형요소로 활용된다.

교과성적 산출에는 표준점수 활용이 검토되고 있으며 예체능교과의 경우 일정 점수 이하만 감점처리될 예정이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설정되는 점은 현행과 마찬가지다.

◆특기적성 강조하는 특기자 전형

모집단위와 관련된 탁월한 재능과 경력을 지닌 학생들을 선발하는 특기자 전형의 경우 1단계에서는 학생부 등 제출 서류를 심사해 모집 인원의 2~3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에서는 1단계 교과 성적ㆍ면접 및 구술ㆍ논술고사를 실시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단 예체능계열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실기고사 등을 치르게 된다.

현재 서울대 자연계 특기자 지원 자격은 '특정기준'을 적시해 이 기준에 부합하는 학생들이 아니면 아예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08학년도에는 이를 고쳐 인문계 특기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예시된 특기적성 사항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지원이 가능토록 했다.

서울대는 이와 함께 해외에서 일정 기간 거주한 학생들을 정원 외로 뽑는 현행 재외국민 특별전형을 폐지키로 결정했으며 과학고ㆍ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 학생들을 위한 특별전형을 도입하는 방안도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