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금리를 결정하는 곳은 유럽중앙은행(ECB:European Central Bank)이다. ECB는 2003년 6월 기준금리를 2%로 내린 이후 2년 동안 한번도 금리를 바꾸지 않았다. 회원국마다 경제상황이 다른데도 금리를 손대지 못하니 EU 회원국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회복에 불을 지피기 위해서다. 독일 정부는 당초 올해 2% 안팎의 경제성장을 전망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로 하향조정했다.

이탈리아의 경제사정도 악화일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을 -0.7%로 예측할 정도다.

반면 스페인은 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건설경기가 과열되면서 물가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저금리로 대출받는 부동산 투기마저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ECB는 스페인의 경제상황만 감안해 EU 회원국 전체에 적용되는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개별 회원국의 경제여건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ECB의 금리정책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